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직원으로 채용한 옛 제자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대학교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성남중원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수도권의 한 대학교 교수 장모(52)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장씨의 제자 A(24)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B(26ㆍ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 등은 디자인 분야 한 사단법인 사무국에서 함께 일하던 C(29)씨를 2013년 2월부터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히고 겨자농축액이 든 ‘호신용 스프레이’를 40여 차례 얼굴에 뿌리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다. 지난해 9월부터는 자신의 인분과 오줌을 빈 음료수 병에 담아 뒀다가 16차례 강제로 먹이기까지 했다.
장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 A씨 등에게 폭행을 지시했고, 폭행장면을 인터넷방송인 아프리카 TV 비공개방에서 휴대폰으로 실시간 확인했다. 그는 피해자인 C씨가 가혹행위 등을 가족에게 알릴까 우려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23차례에 걸쳐 1억1,000만원 상당의 지급각서를 쓰도록 하고 공증을 받은 뒤 월급의 일부를 갈취하기도 했다.
장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협회 사무국에 2010년쯤 C씨를 취직시켰으나 C씨의 업무능력이 마음에 들지 않자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장씨 등의 범행에 골절과 화상 등을 입어 4차례나 병원 신세를 졌고 100만원 안팎 되던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장씨의 대학 제자로, 교수를 꿈꾸던 C씨는 디자인 분야 권위자인 옛 스승의 눈밖에 날까 모진 행위를 참아냈다는 게 경찰의 전언이다. C씨는 “처음엔 교수 꿈을 이루기 위해 견뎠고 나중에는 감금당한 상태인데다 공증받은 각서 등으로 가족이 피해를 볼까 무서워 나갈 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 장씨 등으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장씨가 법인 자금 1억여원과 교육부 지원금 3,300여만원을 횡령하거나 편취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해당 학교 측은 교수인사위원회를 통해 장씨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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