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ㆍ외무장관 글 올려
타결 임박 신호 전략적 활용
이스라엘, 페르시아어 계정 맞불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에 이어 이번 이란 핵협상에서도 회의진행 상황을 속속 회의장 밖으로 전해준 것은 회의 참석자의 트윗이었다. 물론 협상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여론몰이 의도가 담겨 있어, 객관적인 정보라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회의 분위기를 짐작하는데 도움이 돼 전세계 언론이 트위터에 온 신경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역시 밤샘 협상을 거치며 14일 타결된 이번 이란 핵협상에서는 회의 참석자뿐 아니라 이란 핵협상을 반대해 온 이스라엘까지 트윗 선전전에 가세해 더욱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페르시아어 트위터 계정까지 개설해 핵협상을 비난했다.
트위터를 협상에 적극 활용한 측은 이란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오스트리아 빈의 협상장에서 13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핵협상이 타결된다면 외교의 승리다, 간단하다, 돌려 말할 필요가 없다”는 글을 올려 협상 시한이 또 연기될 것이란 관측을 뒤집어 놓으며, 막판 고비 상황에서 서방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그런데 자리프 장관의 트윗 10분 후 이번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 타결은 배제와 강압의 구식 패러다임을 누른 외교와 상호 존중의 승리다, 그리고 좋은 시작이다”라는 트윗을 게시했다가 바로 삭제했다. 이를 두고 로하니 대통령이 핵협상 타결 직후 올리려 준비한 글을 실수로 미리 올리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무튼 두 트윗은 이란이 협상 타결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타결이 멀지 않았음을 세상에 알리는 신호가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13일 오후 페르시아어로 된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 이 계정엔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0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국제 쿠드스의 날’ 행사에 참여한 사진과 “핵협상 타결은 이란 핵무장과 테러리즘 지원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비판한 글 등 트윗 2개가 올랐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그간 영어와 헤브루어, 아랍어로 된 3개 트위터 계정을 4, 5년 전부터 운용해 왔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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