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약은 독하다던데 사실인가요?

피부과 약은 독하다던데 사실인가요?

피부 진료를 보다보면 피부과 약은 독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게 됩니다. 피부질환과 그 치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피부과 의사보다는 인터넷의 글들이나 근거없는 소문들을 더 믿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약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서, 또는 일부 약들이 졸리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편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피부가 약 중 피부에 습진이나 두드러기가 생기는 경우에 처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증을 줄여주고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시켜 주는 약입니다. 항히스타민제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부 졸리게 하는 약들이 있어서 종종 독한약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히스타민제는 안전하면서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으로, 전문의의 처방과 지도하에 장기간 복용해도 괜찮습니다.

피부 습진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필수 약물인 스테로이드제는 부작용이 과장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감기나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입니다. 바르는 연고제나 먹는 스테로이드제는 모두 장기 복용에는 주의를 해야 하고, 사용 부위나 정도에 따라 강도나 용량이 조절되어야 하는 약이기에 정확히 처방받아서 단기간만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여드름약의 경우는 주의해서 복용해야하는 측면은 있지만, 독하거나 해가 되는 약은 아닙니다. 먹는 여드름약은 크게 항생제와 피지억제제로 나눌 수 있는데, 염증성 여드름이나 급성으로 심해진 경우에는 항생제를 처방받아 사용하게 됩니다. 피지억제제는 항생제나 관리치료에 반응이 적거나 심한 여드름인 경우에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되는 약이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복용시에 피부나 안구 등이 건조해지는 불편감이 있고, 또한 임신 중에는 복용하면 안되는 약이기 때문에 반드시 충분한 상담 후에 처방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무좀약도 흔히들 독한약이라고 오해하는 약 중에 하나입니다. 무좀이 심하거나 손톱이나 발톱에 무좀이 있는 경우에는 바르는약 만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아 약물 복용을 하게 됩니다. 무좀약에도 몇가지 종류가 있는데, 주로 간에서 대사되며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들이 있어서 정확한 처방이 필요하긴 하지만 역시 독한 약은 아닙니다.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적절한 용량과 알맞은 기간동안 복용한다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입니다.

피부과 약이 독하다는 편견을 갖고 약 복용을 꺼리거나 약을 처방대로 복용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제때에 치료받지 않아서 더욱 악화되는 것보다 제대로 치료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겠지요. 피부과 약은 대부분 안전한 약이지만 전문의의 처방하에 정확히 복용한다면 부작용은 크게 염려하실 필요가 없답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