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경쟁에 나섰던 기업들의 희비가 주가에서도 뚜렷이 갈리고 있다. 승리한 쪽은 상한가 행진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탄 반면, 고배를 든 쪽은 탈락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기업 몫의 면세점 사업권 두 장 중 하나를 따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13일 전거래일 대비 2만3,000원(30%) 급등하며 주당 10만원대(10만1,000원)로 진입했다. 52주 신고가이자 사업자 선정일인 지난 10일에 이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거래소가 이날 10일 상한가에 대해 사전 정보유출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주가 상승세에 제동을 걸지는 못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컨소시엄 (HDC신라면세점)을 구성해 사업권을 따낸 호텔신라 역시 10일(1만500원 상승)에 이어 13일에도 주가를 3,000원(2.34%) 끌어올렸다.
증권사들은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안타증권은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 운영 장소로 정한 여의도 63빌딩을 “서울 시내에서 가장 수익성 좋은 장소”라고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20만원으로 제시했고, 대신증권(6만1,000원→11만5,000원) 등도 목표 주가를 높였다. 호텔신라 역시 신한금융투자(15만5,000원→18만원), 대신증권(17만원→19만원) 등 목표 주가 상향 조정이 이어졌다. 13일 주가는 하락(6만7,400원)했지만 호텔신라의 컨소시엄 파트너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목표 주가도 최대 9만원 수준으로 일제히 올랐다.
반면 신세계, SK네트웍스 등 경쟁 당시 유력 후보로 꼽혔다가 ‘충격의 패배’를 당한 기업의 13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1.13%, 9.32%씩 떨어지며 이틀째 급락했다. 약체로 분류되며 탈락 당일 주가가 되레 상승(2.2%)했던 현대백화점 역시 이날 주가가 2.87% 떨어졌다. 이들 업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 사태 등에 따른 2분기 실적 악화 예상에도 불구, 면세점 이벤트로 주가를 떠받쳐온 터라 당분간 주가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