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4월 첫 권이 나온 사계절 출판사의 청소년문학 시리즈 ‘사계절 1318문고’가 100권 출간을 기념, 역대 대상 수상자들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 ‘세븐틴 세븐틴’을 펴냈다. 이옥수, 신여랑, 김해원, 박지리, 이송현, 홍명진, 김선희, 최상희씨가 쓴 8편의 단편에는 절망을 딛고 서는 청소년들의 삶이 담겨 있다.
1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희 사계절 아동청소년문학팀장은 “지난해 신나게 진행했던 기획이 세월호 참사 이후 급변했다”며 “원래 밝고 건강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으나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담기게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고민을 더해 준 것은 작가들도 마찬가지였다. 홍명진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청소년 소설을 더는 못 쓰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토로했다. 수록작 ‘집으로 가는 길’은 비행 청소년에게 돌아갈 집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내용이다. 덧붙이는 말에서 그는 “한 편의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반성하게 된다. 바다에서 별이 된 친구들을 생각하며!” 라고 썼다. 최상희 작가는 “(세월호 참사가) 특히 청소년을 위해 글을 쓰는 제 입장에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스스로에게 치유의 시간과 행위가 필요했고 그런 마음들이 모여 이번 소설집이 나왔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문제 있는’ 존재가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존재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해원 작가는 “청소년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걱정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그들의 아름다움을 지켜봐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옥수 작가는 “학교에서 학생과 대화하다 보면 ‘정말 우리 편이 되어주는 어른이 있군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아이들도 대화를 원한다는 것, 소통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어른들이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7년 4월 미리암 프레슬러 장편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로 시작한 사계절 1318문고는 19년째 청소년을 위한 장·단편을 출간해 왔다. 사계절문학상은 2002년부터 운영 중이며 대상이 나온 해는 8번뿐이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박준호인턴기자 (동국대 불교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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