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례 출석 불응… 또 불출석사유서
재판부, 사유 불인정 강제구인 검토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법정 출석에 불응하고 있는 박지만(57) EG그룹 회장에 대해 법원이 강제 구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14일 예정돼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창영)는 지난 9일 박 회장으로부터 불출석 사유서를 전달 받았다. 지난달 30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에 대한 8차 공판에 앞서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와 유사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첫 증인 출석일인 5월 22일에 이어 6월 9일, 같은 달 30일까지 모두 세 차례 법정 소환에 불응했다. 박 회장은 당시 회사 사정을 이유로 들어 법정에 나오지 않았으나, 재판부는 그의 불출석 사유에 대해 ‘내용이 정당하지 못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 회장이 또다시 재판 출석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하면서, 그에 대한 법원의 강제 구인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판부는 박 회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5월 22일 재판에서 “다시 불출석 하면 과태료를 물린 뒤 구인 절차를 밟겠다”는 두 가지 조치를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재판부는 다음 재판일인 지난달 30일에도 법정에 나오지 않은 박 회장에게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해, 이제는 강제구인 절차만 남아 있다.
형사소송법 제151조는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하거나 교도소ㆍ구치소에 7일 간 감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불출석으로 발생하는 소송 비용을 부담토록 하고, 최대 500만원까지 과태료를 반복 부과할 수도 있다.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은 2013년 6월~2014년 1월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동향보고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 회장 측에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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