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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수기도 없다… 철 모르는 전셋값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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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수기도 없다… 철 모르는 전셋값 상승

입력
2015.07.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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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탓 월세 아파트 꾸준히 늘고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도 줄지 않아

7월 전세가 1% 이상 변동 예측에

가을엔 전세난 더욱 악화될 수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달 말에 비해 0.56% 상승하는 등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 상승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단지의 부동산 중개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달 말에 비해 0.56% 상승하는 등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 상승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단지의 부동산 중개소 모습. 연합뉴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은 전통적인 이사 비수기. 전세시장도 매수 문의가 줄어들면서 냉각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영 딴판이다. 저금리 기조로 월세 전환 아파트가 꾸준히 늘고,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가 하반기에도 줄지 않으면서 7월 들어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기는커녕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이 7, 8월 냉각기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과열을 이어갈 경우, 이사수요가 급증하는 가을 이후 전세난이 예년보다 심각한 수준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의 집계에 따르면 7월 들어 2주간(10일까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0.56%가 올랐다. 7월이 끝나려면 3주 가량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간 전세가 변동률이 1%를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0년(-0.05%), 2011년(0.29%), 2012년(0.01%), 2013년(0.44%), 2014년(0.21%) 등 예년 7월 변동률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치다.

방학을 맞아 학군 이동을 위한 전세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주변은 전세물건을 찾기 어렵다. 목동 S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기가 높은 목동 7단지(전용면적 66㎡)는 한 두 달 만에 1,000만~2,000만원이나 올라 4억원 이상에서 전세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2,550가구 가운데 전세 물건이 5개 이하로 나와 있을 때가 많아 내놓기가 무섭게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주변 재건축 이주 수요가 쏟아지는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8단지의 경우도 4월만 해도 전용면적 60㎡의 전셋값이 4억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달 들어 4억4,000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갈 것이란 믿음이 두드러지면서 전세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추세가 이사 비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원래 여름 휴가철에 한 박자 숨을 죽이고 가을 이사철을 맞는 게 정석인데 올해는 불과 2주 만에 전세난이 심했던 2013년 7월 변동률을 넘어설 정도로 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전셋값이 요동치는 분위기는 하반기 들어 강남 주변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고 재건축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더욱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남구에선 10월까지 개포주공 2단지, 3단지 등 2,500여가구의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하고, 서초구에서도 한신18차, 신반포 6차 등 1,000여가구의 이주가 이뤄져 고스란히 전세 수요에 더해지게 된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재건축 규제들이 풀리면서 강남에선 일주일에 한 곳 이상씩 재건축 조합 총회가 열릴 정도로 재건축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라며 “주민들이 예상한 것보다 재건축 일정이 앞당겨질 경우 갑작스럽게 전세를 찾게 되어 주변 전세난은 더욱 심해지기 마련이다”고 우려했다.

올해 서울의 입주 물량이 전년보다 4%가량 감소한 점도 하반기 전세난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아파트 준공물량이 4분기에 집중되면서 가을철 전세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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