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암살' 잇단 개봉… '1000만 배우 오달수' 다시한번?
유해진 '베테랑'서 오달수 맞수로… 다작 배우 이경영 다크호스
올 여름 극장가에 ‘조연 대전’이 펼쳐진다. 주연 같은, 주연 아닌 조연들이 각자의 블록버스터를 대표해 대회전을 벌인다. 오달수 유해진 이경영 등 충무로 명품 조연들이 총출동한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이상 ‘암살’)와 황정민 유아인(이상 ‘베테랑’), 이병헌 전도연(이상 ‘협녀, 칼의 기억), 한효주 박신혜(이상 ‘뷰티 인사이드’) 등 대형 스타들의 흥행 대결 못지 않은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한 해 가장 큰 대목인 여름 극장가가 조연들의 다툼으로 더 뜨겁게 달궈질 조짐이다.
● 오달수 대 오달수
조연들의 무기는 역시나 연기다. 주연들을 뒷받침하는 단단한 연기로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곤 한다. 여름대전에 나설 충무로 대작들의 조연들도 연기파로 분류되는 배우들이다. 관객의 선호는 달라도 배우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흥행을 기준으로 하면 오달수가 단연 돋보인다. 2010년대 들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6편 중 4편에 이름을 올렸다. ‘1,000만 관객 영화엔 오달수’라는 공식이 성립될 만한 성과다. 1,000만 영화 ‘도둑들’(2012)과 ‘7번방의 선물’(2013) ‘변호인’(2013), ‘국제시장’(2014)으로 동원한 관객수만 5,143만명가량이다.
‘오달수가 출연하면 흥행불패’라는 인식이 작용해서일까. 올해 여름대전에 나선 충무로 빅4 영화 중 2편에 출연했다. 1930년대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암살’(22일 개봉)에서는 비밀암살 조직의 일원으로, 재벌3세와 대결을 벌이는 형사의 활약을 그린 ‘베테랑’(8월5일)에서는 강력반 형사를 각각 맡았다. 관객들은 2주 간격으로 전혀 다른 얼굴의 오달수를 스크린 위에서 만나게 됐다. 여름시장에서 오달수가 오달수와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오달수는 지난해 여름에도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 출연해 866만 관객 동원에 힘을 보탰다.
● ‘조연 흥행 왕좌’ 노리는 유해진과 이경영
‘1,000만 조연’ 오달수의 흥행 아성에 유해진이 도전한다. 유해진은 오달수 못지않은 ‘명품 조연’으로 꼽힌다. 주연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지녔다. 조연자리만 지키고 있는 오달수와 달리 ‘극비수사’ 등에서 주연으로 영화를 이끌기도 했다.
오달수에는 미치지 못하나 유해진의 흥행 파워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866만 관객 동원은 해적과 산적을 오가는 유해진(철봉)의 코믹 연기 덕을 많이 봤다. ‘베테랑’에서의 역할은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의 오른팔인 최 상무다.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강력반 오 팀장(오달수)에 맞서는 배역이다. 한 영화 속에서 ‘조연 라이벌’ 오달수의 반대편에 서서 연기 맞대결을 펼쳐 흥미롭다.
이경영은 다크호스다. 2010년대 한국영화는 이경영이 출연한 영화와 출연하지 않은 영화로 나뉜다 할 정도로 왕성하게 활약 중인 배우다. 그의 여름대전 작품은 8월 개봉하는 ‘협녀, 칼의 기억’이다. 고려 말을 배경으로 한 정통 무협영화다. 그는 여름 빅4로 꼽히는 ‘뷰티 인사이드’(8월20일 개봉)에도 조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경영은 지난해 여름 ‘군도: 민란의 시대’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 겹치기 출연하며 조연으로서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다작이라 흥행작이 많으나 1,000만 영화에는 아직 출연하지 못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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