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의 날카로운 반격

준결승전 B조 제2국

백 박정환 9단 흑 박영훈 9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4 아직 초반인데 박정환이 대뜸 △로 중앙 백돌을 움직여서 때 이르게 본격적인 중앙 전투가 시작됐다.

흑1, 백2 때 박영훈이 3으로 집은 수가 대국 당시 관전자들 사이에서 잠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사실 이 수는 백에게 참고1도 1로 단수 치라고 유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면 바로 잇지 않고 2로 한 발 물러서겠다는 뜻이다. 다음에 A와 B가 맞보기여서 흑돌의 형태가 깔끔하게 정리된다. 하지만 박정환이 그냥 점잖게 4로 이어버리자 흑이 좀 머쓱하게 됐다. 흑은 어차피 5로 중앙을 지켜야 하는데 괜히 3과 4를 교환하는 바람에 잠시 후 실전에서 나오듯이 백이 10으로 끼우는 뒷맛이 남았기 때문이다.

사실 더 큰 잘못은 6~8 다음 9로 상변에 붙인 것이다. 지금은 흑백 모두 A 부근이 공수의 요처로 이곳을 먼저 차지하는 쪽이 국면 운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아마도 박영훈은 9가 선수라고 여기고 상대가 참고2도 1로 받으면 2부터 5까지 처리한 다음 6으로 두려는 생각이었겠지만 박정환이 재빨리 손을 빼서 먼저 10으로 끼운 게 날카로운 반격이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