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설비 100% 사용 가능해져
남는 전기를 배터리 등 저장장치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다시 꺼내 써 전력 사용의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본격 막을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10일 경기 안성 소재 한전 서안성변전소에서 ESS를 주파수 조정(FR)에 투입하는 ‘주파수 조정용 ESS 시범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한전은 2017년까지 6,250억원을 투입해 500MW 규모의 ESS를 구축하는 ‘ESS 종합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570억원을 들여 서안성변전소(28MW)와 신용인변전소(24MW)에 총 52MW 규모의 주파수 조정용 ESS 설비를 완공했다.
우리나라의 전력 정격 주파수는 60Hz인데 발전량이 소비량 보다 많으면 주파수가 올라가고, 반대로 소비량이 더 많으면 주파수가 떨어져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발전설비의 5%를 남겨 놓고 수요·공급에 따라 발전량을 조정해 맞춰왔다.
주파수 조정용 ESS가 상용화하면 발전설비를 100% 가동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에 가동하는 양 변전소의 주파수 조정용 ESS 용량(52MW)은 보통 500MW 규모인 석탄화력발전소의 10%에 해당한다”며 “그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번 1차에 이어 하반기에 2차로 200MW 규모 주파수 조정용 ESS를 구축할 계획이다. 2차 ESS가 완공되면 한전은 주파수 조정용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설비를 갖추게 된다. 현재 외국에 설치된 주파수 조정용 ESS는 32MW 이하 규모이다. 그 동안 정부는 ESS가 전력시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전소’로서 역할을 부여하는 한편 기존 발전소가 담당해 온 FR 기능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번 시범 사업은 한전을 중심으로 국내 대·중소기업이 함께 ESS의 가장 큰 시장인 전력시장을 대상으로 경험과 실적을 쌓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에서 선전하는 대기업과 달리 경험을 쌓을 기회가 적은 중소기업들이 출력제어장치(PCS)와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울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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