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빠진 외국인 아타셰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아타셰(attache 의전ㆍ통역요원)들이 한국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나 출신의 아타셰 기예 윌리엄스(30)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아타셰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9명의 가나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8일 광주 서구 화정동 유니버시아드 선수촌에서 기자와 만난 윌리엄스는 “가나 선수들에게 김치, 라면,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먹어보라고 권한다. 젓가락 사용하는 방법도 직접 가르치고 있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윌리엄스는 선수단의 출입국 과정과 대회 일정 전반을 챙기는 것뿐만 아니라 ‘안녕하세요’, ‘화장실이 어디에요’ 등 한국말까지 알려주고 있다. 선수단이 한국을 더 많이 알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서울대 글로벌스포츠매니지먼트 석사과정의 ‘드림투게더마스터(Dream Together Master) 프로그램’을 통해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찾았다. 드림투게더마스터는 개발도상국 청년들을 스포츠행정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총 21명의 학생이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 아타셰로 활동하면서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태국에서 온 솜폽(32)은 이번 대회가 대학생 선수들이 참가하는 유니버시아드이기 때문에 아타셰들에게도 더욱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솜폽은 “프로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모든 것이 새롭다. 궁금한 점도 많다”며 “그만큼 아타셰들의 역할이 더 커지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코스타리카 출신의 디에고(26) 역시 “대부분 선수들이 국제종합대회로는 광주유니버시아드가 첫 출전인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광주라는 도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솜폽의 말을 거들었다.
지난해 9월부터 서울대로 유학 온 이들은 서울과 사뭇 다른 남도 광주의 매력에 빠져있다. 윌리엄스는 “나이든 사람, 젊은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경기장에 찾아온다. 영어 실력이 충분치 않지만 다가와서 외국인 아타셰들을 격려하는 등 따뜻하게 대해줬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 온 하리니(27)는 “스리랑카 선수단을 위해서 조직위원회가 스리랑카 음식을 대접하는 등 배려 깊은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솜폽은 태국 대표팀의 배구 경기에 응원을 온 자원봉사자 서포터스와 함께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은 11일 아타셰 활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 학업에 복귀한다. 내년에는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 스포츠 매니지먼트 활동을 이어간다. 윌리엄스는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 아타셰로 활동한 것은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면서 “더 많은 이들이 한국과 광주를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