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를 대표하는 30대 그룹 사장단이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 달라는 성명서를 냈다. 또 정치권을 향해 수감 중이거나 법적 처벌을 받고 있는 기업인들의 사면, 가석방도 요청했다.
사장단은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센터에서 개최한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참석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부사장, 김영태 SK 사장, 조갑호 LG 전무, 황각규 롯데 사장, 정택근 GS 사장, 조영철 현대중공업 전무, 금춘수 한화 사장, 전인성 KT 부사장, 최광주 두산 부회장 등 27명이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경제상황이 매우 어려워 방치하면 비상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간담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국회에 “경제활성화 법안과 추경예산의 조속한 통과 및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우리 경제는 엔저, 중국 경기둔화,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 등 글로벌 악재로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했다“며 “내수마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다시 얼어붙어 2%대 성장까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장단은 이어 최태원 SK 회장 등 수감 중인 기업 총수들을 감안해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다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사장단은 정부의 경제정책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위기극복에 앞장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30대 그룹은 예정된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하고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은 최근 전통시장 살리기, 국내 여행가기 캠페인, 외국 관광객 유치 등 내수 활성화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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