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 손승락(33)은 올해도 변함없이 팀의 뒷문을 지킨다.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그가 있어 팀도 더욱 성장하고 있다.
손승락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37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43을 올리며 세이브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마무리 투수들과 비교해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7명의 투수들 중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05로 가장 낮고,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더 큰 강점은 꾸준함이다. 그는 통산 169개의 세이브를 올려 역대 6위에 올라 있다.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2010년부터 올 시즌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는 구대성(9시즌•1994~2000년, 2006~2007년), 진필중(7시즌•1998~2004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 대기록이다.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켰기에 해낼 수 있던 결실이자, 부담감이 큰 마무리 자리에서 롱런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손승락은 "내가 잘 했다기보다 그저 잘 흘러온 것 같다. 세월이 가는 대로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했던 게 삐져나가지 않고, 막히지 않고 잘 흘러갈 수 있게 만든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멈춰있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위해 변화하며 달려왔다는 뜻이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길로 가려고 하면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내가 조금이라도 나태해지려고 하면 더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든든한 손승락이 버티면서 팀도 더 단단해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손승락이라는 마무리 투수가 있었기 때문에 한현희와 조상우를 셋업맨으로 키울 수 있었다. 어린 투수들이 주자를 남기고 위기에서 내려와도 손승락이 다 막아줬기 때문에 현희나 상우가 더 자신감을 갖고 던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꾸준한 손승락의 가치가 더 빛나는 이유다.
언제나 좋았던 건 아니다. 그는 지난해 가장 힘든 시즌을 보냈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62경기에 등판해 3승5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세이브 1위를 차지했지만 블론세이브도 6개로 많았다. 시즌이 끝나고 나서야 그는 시즌 내내 투구폼을 교정하느라 힘들었던 마음을 드러냈다. 이미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인정 받고 있었지만 더 발전하기 위해 몰래 흘린 땀방울이었다. 하지만 그는 "노력하는 건 선수로서 당연한 일이다. 노력하고, 준비하지 않는다는 건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것과 똑같은 얘기다. 목표로 하는 게 있다면 당연히 더 노력해야 한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 그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간다. 손승락은 "지난해 정말 힘들 때 염경엽 감독님께서 꾸준히 믿어주시고, 마음을 다잡아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가 끝나면 프리 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선수라면 당연히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손승락은 "FA보다 중요한 건 감독님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승팀 감독님을 만들어드리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승민 불펜 코치님과 손혁 투수 코치님께서도 옆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시고 계신다"며 "올해 잘 하기 위해 작년에 많은 시도를 했다. 올해는 감독님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넥센 손승락.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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