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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로 더 행복한 섬, 완도

입력
2015.07.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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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만의 가뭄으로 온 나라가 근심에 빠졌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인천 경기 강원 충북 경북 등 5개 시ㆍ도가 가뭄으로 농업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일부 지자체는 수원지가 말라 생활용수도 부족하여 제한급수를 시행한다고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저수용량이 가장 큰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수위가 연일 낮아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소식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이쯤 되면 가뭄으로 인한 비상사태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다. 완도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물 부족으로 제한급수가 관행처럼 반복되었다. 식당은 문을 닫기 일쑤며 물을 받아 놓기 위해 군민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길게 줄을 섰는데 올해는 제한급수라는 말이 사라졌다. 넓지 않은 우리 국토에서 한쪽은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는데, 우리 완도는 물 걱정 없이 풍요롭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일이 있었기에 우리 완도를 제한급수라는 물 걱정에서 해방 시켰을까?

청정해역 완도는 265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나라 수산자원의 보고라고 불려진다. 유통되고 있는 국내 전복의 80%를 생산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고산 윤선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보길도와 아시아 최초로 슬로 시티로 지정된 청산도 등 천애의 자연경관이 있어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 그런데 수산물 생산량과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산업용수와 생활용수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다. 완도군에서는 급증하는 물 수요를 충족시키고, 향후 가뭄과 홍수에 더 체계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완도군은 2013년 물 관리 전문기관인 ‘K-water’에 상수도 업무를 일괄 위탁했다. 물 전문가에게 상수도 사업을 맡긴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3년 34%에 불과했던 유수율이 2015년 4월에는 61%로 높아졌고, 2018년까지 유수율을 80%로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완도군 내 1,000㎞에 달하는 상수도 관로 중 매설한지 20년 이상된 노후관로가 차지하는 비율이 10%인데 이 노후관로를 순차적으로 교체하였고, 누수탐사로 발견된 누수지점 750군데를 복구하였다. 이러한 누수복구로 유수율이 크게 높아져 소중한 수돗물이 땅속으로 세는 것을 막아 이제는 제한급수 ‘0’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섬 지역에 제한급수가 사라졌다는 소식에 기뻐하는 군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저 흐뭇한 마음 가득 할 뿐이다.

완도군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물 공급의 원천인 저수지의 노후상태를 진단하고 노후 저수지 보수보강으로 재해 예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지자체가 관리 중이던 노후 저수지가 붕괴되어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손실을 초래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완도군이 노후저수지에 대한 사전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붕괴 위험에 노출된 약산도에 있는 해동제를 긴급 보수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근래 이상기후로 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위기가 여러 지자체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수자원 확보를 위해 전세계가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 일 수는 없다.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한 유수율을 높이고, 수질 상태를 상시 감시함은 물론 수질사고 발생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수량과 수질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 만이 살길이다.

이제 완도군은 수량과 수질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수자원 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두기로 했다. 노후 저수지를 보강해 안정적으로 물을 확보하고, 심각했던 수돗물 누수를 줄임으로써 군민들에게 건강한 수돗물을 언제라도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행정서비스라 생각한다. 앞으로 완도군이 이상기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가뭄과 홍수에도 끄떡없이 군민 모두에게 ‘건강한 수돗물’을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물 복지 실현이며, 물 복지 실현이야 말로 살기 좋은 희망 완도 구현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신우철 완도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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