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요구 교인들 무혐의 처분
서울서부지검은 전병욱 전 삼일교회 목사(현재 홍대새교회 목사)의 상습 성추행 의혹을 폭로하고 진실규명을 요구한 더함공동체교회 이진오(45) 목사와 교인 권대원(43)씨 등에 대해 제기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등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전 목사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건 지난해 말 권씨와 지유석(42)씨가 전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모아 ‘숨바꼭질’을 출간하면서부터다. 책에는 전 목사가 피해자들을 당회장실에 부른 뒤 바지를 벗고 엉덩이를 마사지 해달라고 요구하거나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찾아갔더니 문을 잠근 뒤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는 등의 구체적 성추행 사례가 담겼다. 또 전 목사가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삼일교회를 떠나면서도 전별금 명목으로 13억4,500만원을 받은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일교회 전ㆍ현 교인들이 나서 진실규명을 촉구하자 홍대새교회 황모 목사 등은 지난해 말 전 목사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 등의 혐의로 이 목사와 권씨 등 14명을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 당초 공소시효가 지나고 개신교단마저 징계를 포기하면서 진실규명과 처벌은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전 목사를 두둔하는 홍대새교회 측의 고발로 되려 전 목사의 성추행 여부가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진오 목사는 이날 혐의없음 처분에 대해 “검찰이 전 목사의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보고 명예훼손 및 모욕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 목사에게 전별금을 지급했던 삼일교회 측은 전별금 반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교회 측은 주요 증인들의 진술서를 받는 등 준비가 끝나는 대로 법원에 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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