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북상 막아 세력 약해지는 12일쯤 내릴 듯
지난달 기상청이 장마철의 시작을 알렸음에도 비는 남부지방에 집중돼 중부지방에는 아직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비를 뿌리는 장마 전선이 남부지방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데 다음주 초에는 중부지방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0호 태풍 ‘린파’가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올리면서 장마 전선은 잠시 중부 지방으로 올라왔다가 8일 다시 남부지방으로 내려간 상태다. 기상청은 장마 전선이 더 남쪽으로 내려가 9일에는 남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맛비는 우리나라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의 오호츠크해 고기압(대륙 고기압)이 만나면서 형성된 장마 전선으로 내리는 비를 일컫는다. 초여름까지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이나 대륙 고기압이 한반도 전체를 덮고 있다가 아래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서히 확장하면 장마 전선도 점차 위로 올라오게 된다.
올해 장마는 지난달 23일 전남ㆍ제주 지역에서부터 시작됐고, 두 고기압의 세력싸움에 따라 장마 전선은 북상과 남하를 반복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힘이 세 중부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고 있지만 장마 전선이 12~13일쯤 다시 북상하면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중국 쪽으로 들어간 태풍이 저기압으로 변하면서 기압골을 타고 한반도로 다시 들어와 비를 뿌릴 수도 있다”면서 “다만 현재 한반도 주변의 공기 흐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장마 전선의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마 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오호츠크해 고기압을 밀어내면 중부지방 위쪽으로 아예 밀려난다. 이 시기가 평년 기준 7월24~25일쯤이다. 하지만 장마전선이 사라져도 여름철 저기압이나 대기 불안정으로 강한 집중호우가 내리기도 한다.
기상청은 남부지방에 머물렀던 장마 전선이 더 남하하면서 9일엔 강원 영동과 충청이남지방에만 비가 오다가 늦은 오후 대부분 지역에서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ㆍ경기 지역은 9일 새벽까지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다 그치겠고 전라남북도는 9일 오후에도 비가 산발적으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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