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도 언어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할 생각입니다.”
신임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이 8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쉽고 편한 우리말 가꾸기’ 브리핑을 갖고 “소외계층의 언어 복지문제에 관심 가질 때가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국어학, 한국어 교육학, 국어 정책 권위자인 그는 올해 5월 10대 국립국어원장으로 취임했다.
송 원장은 이날 국어원의 3대 과제로 ▲현실을 반영한 어문 규정 정립 ▲표준어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되는 표현을 망라한 개방형 사전 구축 ▲소외계층을 위한 언어정책 마련을 꼽았다. 그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국어를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어문규범과 정책을 수립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세종대왕 한글창제의 기본정신도, 개화기에 선학들의 노력도, 국민을 편하게 하는 것이 나라에도 이익이 된다는 편민이국(便民利國) 정신에 기본을 뒀다”고 말했다. 최근 국어원은 부정적 의미로만 사용하도록 했던 부사 ‘너무’의 뜻 풀이를 수정해 긍정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한편, ‘도긴개긴’을 표준어대사전에 추가했다.
송 원장은 “현행 어문 규정이 체계화 된 것이 1930년대로 80년이 지났고, 88년 대폭 수정보완을 거친 것도 이미 30년 전”이라며 “틀린 말로 규정돼 있지만 널리 쓰이는 표현이 발견되면 광범위한 조사와, 심의, 자문을 거쳐 유연하게 표준어 인정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검토 대상인 틀린 표현은 ‘이쁘다(예쁘다)’, ‘값이 착하다 (값이 싸다)’등이다.
수화 사전 구축 등 소외계층을 위한 연구와 정책 수립 계획도 밝혔다. 그는 “중국동포들이 학교 교육에서는 북한식 어문규범을 배우고, 사회에서는 남한 규범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남북언어 규범 통일을 위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화의 표준화가 돼 있지 않고 수화사전도 만들어져 있지 않아 할 일이 많다”며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의사소통이 능력 부족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구어능력 향상 사업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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