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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랑한 도전정신, 파리를 움직였다

입력
2015.07.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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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런던·밀라노… 30여개국 진출

佛 르몽드, 2016 파리 컬렉션 격찬

"국제적 명품 꿈, 한발짝 더 다가서"

패션디자이너인 정욱준 제일모직 상무는 "패션디자이너는 정해진 시간 내에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압박감이 큰 직업"이라며 "디자인한 옷을 세계인이 입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견딘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제공
패션디자이너인 정욱준 제일모직 상무는 "패션디자이너는 정해진 시간 내에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압박감이 큰 직업"이라며 "디자인한 옷을 세계인이 입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견딘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제공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최근 한국의 디자이너 정욱준(48ㆍ제일모직 상무)씨가 이끄는 남성복 브랜드 ‘준지’(Juun.J)의 2016년 봄/여름 파리 컬렉션에 대해 “21세기의 고급스러움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줬다”며 “보편적 소재인 데님을 완벽한 비율로 영리하게 풀어냈다”고 격찬했다.

르몽드가 극찬한 정 상무를 최근 파리에서 만났다. 그는 “디자이너는 평가 받는 게 일상인 직업”이라며 현지 언론의 칭찬을 덤덤하게 받아 들였다.

정 상무는 국내 디자이너 중 보기 드물게 파리컬렉션을 17차례나 가졌다. 파리는 디자이너들이 모두들 입성하고 싶어 하지만 패션쇼를 갖기란 쉽지 않다. 그 바람에 2007년 파리 첫 진출 이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그는 “준지를 국제적 명품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17차례 패션쇼의 의의를 말했다.

패션전문학원 에스모드 서울 출신으로 1999년 서울 신사동 가로수실에 작업실을 열고 독자 행보를 걸어 온 정 상무는 2011년 제일모직에 합류했다. 그는 꾸준히 파리컬렉션에 참가하면서 2013년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이 소속된 파리의상조합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국내 디자이너로는 2011년 우영미씨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소자본 디자이너로 처음 출발할 때부터 한국은 백화점 위주의 유통이라는 한계가 있어서 무조건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마음먹었다”며 “특히 파리는 인종이나 성별, 나이에 관계 없이 재능 만으로 인정해 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초창기 수억원의 사비를 들여 가며 파리컬렉션 무대를 두드렸던 정 상무는 바람대로 파리컬렉션에서 남다른 재능을 인정 받았다. 덕분에 브랜드 준지는 현재 뉴욕, 런던, 파리, 밀라노, 홍콩 등 30여개국 1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디자이너 제품으로는 드물게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도 들어갔다.

물론 정 상무의 꿈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세대를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프랑스의 크리스챤 디올이나 랑방 같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내 세대에 이루지 못할 꿈일지 모르지만 아시아에서 전세계가 바라보는 브랜드가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닦는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정 상무는 한국의 패션산업이 한류 콘텐츠 못지 않게 세계에서 통하는 산업으로 성장하려면 디자이너 못지 않게 패션유통사업 등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뿐 아니라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옷이 걸리기를 꿈꾸는 훌륭한 패션유통매장, 수준 높은 패션 매체 등이 함께 발전해야 한국의 패션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무엇보다 내가 맹랑한 도전정신을 가졌던 것처럼 후배 디자이너들도 국내에서 유명세를 얻는 데 만족하지 말고 해외 패션쇼 무대를 적극적으로 두드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파리=김소연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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