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빼먹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경북 영주시와 예천군지역에서 보조금빼먹기가 잇따라 적발됐다.
경북 영주경찰서는 최근 영주 산삼배양근 생산업체 대표 손모(57) 씨를 업무상 횡령 및 보조금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손 씨는 2009년부터 3년 동안 자체 또는 외부에서 의뢰 받은 10여건의 연구용역 과정에서 연구원에게 지급한 수당 5,600여만 원을 되돌려 받아 쓴 혐의다.
그는 2011년 30억원이나 되는 보조금을 지원받아 연산 260톤(35만병) 규모의 사과와인공장을 지었지만 지난해 매출이 1억 원밖에 되지 않는 등 헛돈만 썼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설비비 회수는커녕 기본적인 운영비에도 못 미치는 매출이다.
인근 예천군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예천경찰서는 최근 곤충사육장을 운영하는 박모(여)씨를 보조금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박 씨는 지난해 곤충을 관광농업 및 식ㆍ약용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예천군으로부터 1억5,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이 중 2,000여 만원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게다가 박씨는 곤충과 무관한 식당업을 하던 중 한우작목반 대표 A씨의 지원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졋다. 당시 A씨는 10억원이나 되는 보조금으로 한우판매점을 개설해 운영했고, 박씨는 당시 A씨 한우식당 종업원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와 함께 A씨 배우자도 2011년 보조금 1억원을 받아 한과생산제조업체를 설립 운영하는 등 특정인의 가족과 종업원 등에게 보조금이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A씨는 보조금으로 한우공동사육장 설립을 추진하다 주민 반발로 무산되는 등 주위로부터 ‘보조금 타내는 달인’이라는 별칭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보조금이 특정인에게 몰려 지원되고 횡령사건까지 벌어지자 농민들은 “보조금 받은 사업을 제대로 운영도 못하면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등 위화감마저 조성하고 있다”며 전면적 조사의 필요성을 요청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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