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노동집약적 구조로 평가되던 중국의 제조업이 빠르게 로봇 중심으로 변신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4년 중국에서의 로봇 판매량이 전년도 대비 54% 증가했다고 5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로봇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최근 선진국에서 과거 저렴한 임금과 생산비용 때문에 해외로 이전했던 자국의 생산기지를 다시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추세에 대항하려는 노력과 관련이 깊다. 현재 독일과 미국 등의 기업들에서 리쇼어링 바람이 거세다. 독일은 정부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업 생산과정을 최적화해 생산비용을 낮춰 제조업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처럼 전세계 제조업이 더 이상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역시 새로운 제조업 환경을 구축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게다가 선진국에 비해 저렴했던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중국의 노동시장 경쟁력도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로봇의 가격과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정밀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중국 제조업에도 로봇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정보통신혁신재단(ITIF)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계의 구조가 의류, 제화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고도의 자동화 기술을 갖춘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로봇협회(IFR)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전세계적으로 22만대 이상의 산업용 로봇이 판매됐는데, 이중 중국에 5만6,000대가 판매돼 전세계 산업로봇 4대 당 1대가 중국에 팔린 셈이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로봇 밀도’(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대수)에서 중국은 30 정도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3위를 차지한 독일의 10분의 1에 불과하며, 한국은 437로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목표는 2020년까지 최소 3개의 글로벌 로봇제조기업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로봇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중국에서는 400여개 이상의 토종 로봇 제조업체가 새롭게 설립되었다. 애플 하청업체 폭스콘으로 잘 알려진 대만의 혼하이 또한 중국에 있는 애플의 조립공장에 수천 대의 로봇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봇산업의 발전과 공정자동화 확산이 아직까지는 중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임금을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중국 도시노동자의 임금은 2014년도 대비 평균 10% 이상 증가했으며, 중국 정부는 올해 일자리 1,0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정민 인턴기자 (서강대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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