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병규.
외국인 타자 교체와 이진영, 손주인, 최경철의 복귀로 분위기 쇄신에 성공하는 듯했던 LG가 다시 4연패에 빠지며 전반기 막판 최대 위기에 놓였다.
어느새 승패 마진은 7일 현재 -10(35승1무45패)으로 벌어져 양상문 LG 감독이 후반기 승부수의 마지노선으로 잡았던 10에 다다랐다.
사실상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낸 LG는 이제 자연스럽게 한 선수의 얼굴만 떠올리고 있다. 5월20일 오른 햄스트링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된지 두 달이 다 돼가는 최고참 간판 이병규(41•등번호 9)다. 베테랑들인 박용택과 이진영, 최경철조차 '맏형'의 복귀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이병규의 현재 몸 상태는 당장 1군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다. 이천 2군 숙소에서 합숙을 자청하며 재활에 몰두한 이병규는 지난달 27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해 6일까지 7경기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로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았다.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 경기 감각을 익히라는 김동수 2군 감독의 배려로 1번 타자로 출전 중이다.
설령 100%의 몸 상태가 아니더라도 지금 LG에 필요한 건 팀을 이끌 리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 5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문득 이병규의 공백을 떠올리며 "아무래도 대체 선수는 뛰어넘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꾸준히 잘 해야 하는데 이미 검증을 받은 기존 선수를 넘기 힘들다"면서 "LG는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양상문 감독이 보시기에는 이병규가 빠진 자리가 커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팀 전력에 대해 말하는 건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1위를 달리고 있는 류 감독이 보기에도 LG에서 이병규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량 이상인 것이었다. 류 감독은 "우리도 채태인이 있는 라인업과 없는 건 무게감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시즌 내내 라인업을 고수하는 스타일이다. 대체 선수가 아무리 잘 해주더라도 베스트 멤버가 주는 안정감을 따라갈 수 없다는 지론으로 통합 4연패를 일궈냈다. 한화 포수 조인성도 "(이)병규 형이 LG 라인업에 있으면 일단 상대 배터리는 머리가 아파진다"고 말했다.
2013년 LG는 부상에서 돌아온 이병규의 가세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궜다. 타격왕에 오른 실력도 건재했지만 이병규는 후배들에게 편지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사기를 북돋웠다. 어느 순간 구심점이 사라진 LG의 정신적 지주 이병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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