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보아의 2집 앨범 대표곡 ‘넘버원’(NO.1)의 작사가 김영아(41)씨가 13년 동안 못 받던 저작권료를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김씨가 유니버설뮤직퍼블리싱MGB코리아(유니버설뮤직)를 상대로 낸 저작자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저작권료 4,500만원과 성명표시권 침해로 입은 정신적 손해의 위자료 500만원을 받게 됐다.
김씨는 2002년 1월 가수 보아의 2집에 수록될 가사를 써달라는 SM엔터테인먼트(SM)의 요청에 ‘넘버원’의 가사를 써주고 약 200만원을 받았다. 작곡은 노르웨이 출신의 작곡가 ‘지기’(Ziggyㆍ본명 Siguard Rosnes)씨가 맡았다. 석 달 뒤 넘버원을 타이틀곡으로 한 보아의 2집이 발매되면서 김씨의 이름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협회)에 작사가로 가등록됐다.
그러나 음반 발매 뒤 SM과 음악저작권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유니버설뮤직은 2003년 협회에 넘버원의 작곡자가 작사도 한 것으로 작품신고를 했다. 이후 방송프로그램과 노래방 반주기 등에 김씨의 이름은 빠지고 작곡가의 이름만 표시됐고, 곡의 원저작권자를 노르웨이인 사파리 송즈(Saphary Songs)씨로 등록했다. 저작권자가 사용료를 받으려면 협회에 정식 ‘작품신고’절차를 거쳐야만 하는데 김씨는 참여자에서 배제된 것이다.
김씨는 2011년 10월에야 협회에 저작권사용료 지급 보류를 요청했고, 유니버설뮤직은 2003년 6월부터 그 무렵까지 넘버원 저작권료로 1억800여만원을 협회로부터 받았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대박’을 터뜨린 곡의 가사를 짓고도 제대로 저작권료를 못 받은 김씨는 2012년 소송을 냈다.
1심은 넘버원 가사의 저작권자를 김씨로 보고 유니버설뮤직이 벌어들인 저작권료의 절반인 5,400만원과 위자료 500만원 등 5,9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유니버설뮤직에게 ‘음악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에 따라 저작권료의 12분의 5에 해당하는 김씨의 몫 4,500여만원을 김씨가 속한 협회에 반환하고, 김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협회 관계자는 “유니버설뮤직에 그간 지급된 저작권 사용료를 반환 받아 김씨에게 다시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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