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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에 강수연… 市와 주고받기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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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에 강수연… 市와 주고받기 타협

입력
2015.07.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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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영화제 측 의사 수용하고

부조직위원장·부집행위원장직 얻어

"市 통제력 커져 영화제 순항 의문"

영화배우 강수연이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16일 위촉됐다. 부산영화제와 부산시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인 끝에 타협점을 찾은 것이지만 양측의 갈등이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부산영화제는 이날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강수연의 공동집행위원장 위촉을 승인했다.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1986)로 1987년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한 강수연은 1998년부터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김동호 부산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이 집행위원장을 물러난 2010년부터 후임 물망에 올랐다. 그러다 지난 2월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부산시로부터 사퇴를 종용받은 뒤 부산영화제 혁신 방안의 하나로 공동집행위원장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다시 후보로 떠올랐다.

영화계에 따르면 이번 공동집행위원장 자리를 두고 강수연과 배우 안성기 조재현, 박광수 감독(‘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등)이 막판 각축을 벌였다. 부산시는 조재현, 부산영화제는 안성기 또는 강수연을 강하게 지지하다가 강수연으로 타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현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과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을 거치며 친 새누리당 인사로 인식돼 왔다.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은 새누리당 출신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조재현이 상영작 선정 등에서 부산시의 목소리를 대변할 가능성이 커 영화계에서 우려가 많았다”며 “조재현이 경성대 연극영화과 스승이었던 이용관 위원장을 몰아내는 모양새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용관 위원장이 전격 퇴진하고 강수연 안성기 조재현이 3인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를 꾸리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부산영화제 측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강수연 카드는 부산영화제 측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지만 대신 부조직위원장과 부집행위원장 자리는 부산시의 몫으로 넘겨졌다. 부산영화제는 이날 총회에서 부산시 인사인 이명식 전 부산영어방송 본부장을 부집행위원장에 위촉했다. 또 정관을 개정해 부조직위원장을 2인으로, 부집행위원장을 4인으로 각각 1명씩 늘렸는데 늘어난 자리 역시 부산시가 지명한 인물로 채워질 전망이다. 새 부조직위원장은 부산영화제의 주요 행사장인 영화의전당 이사장도 겸한다. 영화제 관계자는 “상영작 결정 등 영화제 집행의 실질적 권한을 지닌 집행위원장으로 강수연을 위촉하는 대신 부조직위원장과 부집행위원장 자리를 부산시쪽에 내준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영화계는 부산시의 입김도 커진 셈이어서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 벨’의 상영으로 시작된 양측의 갈등이 언제 또 재연될지 모른다는 시각이다. 한 영화평론가는 “배우 출신인 강수연의 집행위원장 업무 수행이 미덥지 않은데다 부산시의 통제력이 커진 상황이라 부산영화제가 예전처럼 자율적으로 순탄하게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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