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가 암 투병 중에 지난 2일 사망한 ‘세월호 의인’ 김홍경(59)씨 유족에게 성금 850만원을 전달하기로 6일 결정했다. 시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 당시 안산 단원고 학생 20명을 구한 김 씨가 관내 국립암센터에서 위암 투병 중이란 소식에 모금활동을 벌였으나, 그의 일부 행적에 논란이 일자 성금 전달방법 등을 고민해왔다.
6일 시 등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일 오후 위암과 폐렴 등 합병증으로 숨졌으며 4일 발인을 마쳤다. 배관설비사인 그는 지난해 4월 16일 승합차와 배관 장비를 싣고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사고 당시 김동수(51)씨, 김성묵(39)씨와 함께 커튼과 소방호스를 이용해 단원고 학생 20명을 구했다.
김홍경 씨는 그러나 이 사고로 승합차와 장비 등 재산을 잃은 후 위암까지 발병해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한 채 국립암센터에서 투병해왔다. 소식을 접한 시는 고양시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지난달 12일부터 시청 1층 로비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동수 씨는 지난달 19일 고양시청을 방문해 당시 소방호스와 커튼을 묶어 학생들을 구조한 건 자신과 김성묵(39)씨 2명이라고 밝혔다. 김동수씨는 “김홍경 씨가 동영상만 찍고 구조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구조활동을)도와달라’는 말은 외면한 채 촬영만 했다”고 주장했다. 김성묵 씨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한 일을 김홍경 씨가 한 것처럼 잘못 보도가 돼 화가 나서 각 언론사에 수 차례 연락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시는 지난달 19일 고양사회복지협의회 홈페이지에 “김홍경 씨를 위한 모금활동은 구조에 대한 진위 논란이 있어 종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후원금을 돌려받기 원하시는 후원자님께서는 연락주시면 처리해 드리겠습니다’라는 공지를 올렸다. 결국 당초 2주일간 계획된 모금활동은 1주일 만에 종료됐으며, 920만원을 쾌척한 24명의 후원자들 가운데 취소 의사를 밝힌 3명에게 70만원의 성금이 되돌아갔다.
시는 생전 김홍경 씨가 자신도 구조활동에 참여했다고 주장했으며, 그의 휴대폰 동영상을 통해 구조활동이 알려진 점 등을 인정해 남은 후원금 850만원을 모두 전달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유족들과 모든 협의를 마쳤으며, 6일과 7일 중 성금이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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