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는 소식은 제비가 알려주고, 여름이 왔다는 소식은 모기가 알려준다. 여름이 왔고,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모기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도 늘고 있다. 여름철 불청객 모기, 하지만 우리는 아직 모기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모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1. 아파트 고층에 살면 모기를 피할 수 있다? (X)
미국모기관리협회(AMCA)에 따르면 모기가 날 수 있는 높이는 약 7~8m로, 아파트 2~3층 정도의 높이까지 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높은 곳에서 생존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사람의 옷에 붙어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함께 들어간다면 2~3층 이상의 고층까지도 침입할 수 있다. 또한 배수관을 통해서 실내로 들어오는 경우도 적지않다.
2.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따로 있다? (O)
모기는 이산화탄소나 땀 냄새, 젖산 냄새를 쫓아서 표적물을 찾는다. 살 찐 사람의 경우 상대적으로 마른 사람보다 호흡량이 많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고 신체 표면적이 넓어 땀 냄새를 더 강하게 풍겨 확률상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젖산 분비가 성인보다 활발한 아기와 어린이도 모기 표적이 되기 쉽다.
3. 모기에 물렸을 때 침을 바르면 낫는다? (X)
모기 물린 부위를 긁거나 만지면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켜 흉터가 남을 수 있다. 특히 침을 바르거나 손으로 만지는 행위는 2차적인 세균 감염을 유발하므로 삼가야 한다. 되도록 물파스와 같은 항히스타민 성분이 들어 있는 약을 바르거나, 얼음으로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모기 물린 자국 위에 손톱으로 십자가를 그리면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도 한 순간의 가려움만 해소할 뿐 의학적 근거가 없다.
4. 술 마신 날 밤, 모기에 더 잘 물린다? (O)
속설로 전해졌던 얘기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발표된 해외 연구사례를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 지난 2011년 프랑스의 한 연구센터 조사 결과, 맥주를 마신 사람의 65%가 모기에게 공격받았다. 술을 마시지 않은 경우(50%)에 비해 15%포인트가량 높은 수치였다. 모기가 음주자의 어떤 성분에 이끌려 접근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음주 시 사람의 호흡이 가빠지고, 이 때 모기가 좋아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5. 모기를 통해 에이즈가 전염될 수도 있다? (X)
에이즈를 유발시키는 HIV 바이러스는 인간의 면역세포 안에서만 생존하고 증식한다. 모기가 소화한 바이러스는 더 이상 번식하지 못한다. 때문에 모기나 벌레를 통해서 감염될 확률은 없다. 지난해 발표된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연구팀의 논문 ‘한국의 HIV/AIDS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국내 에이즈환자 86.9%가 성관계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원인도 주사기, 혹은 수혈을 통한 감염이 원인이었다.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박은별 인턴기자 (건국대 경영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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