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B조 제1국
백 박영훈 9단 흑 박정환 9단
장면 12 박정환이 좌변에 ▲로 껴붙여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으려다 박영훈의 날카로운 반발에 부딪쳐 손해를 많이 봤다. 참고1도처럼 선수끝내기를 한 것과 실전진행을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이렇게 돼서는 승부의 저울추가 오히려 백 쪽으로 기운 느낌이다.
과거 ‘신산’ 이창호는 다만 반 집이라도 자기가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뻔히 수가 나는 자리에서도 가장 안전한 방법을 택해 계가바둑으로 이끌었다. 오죽하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박정환도 형세판단 능력이 뛰어나지만 아직 전성기의 이창호만큼 냉정하고 침착한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 셈이다.
박정환이 1로 빵때림한 다음 2 때 3, 5로 패를 걸어서 반격에 나섰다. 문제는 패감인데 흑은 좌변이 패감 공장이지만 백도 은근히 패감이 많다. 수순 중 16이 교묘한 패감이다. 덜컥 참고2도 1로 받았다간 2로 끊겨서 아래쪽 흑 대마가 다 잡힌다. 할 수 없이 17로 물러섰지만 나중에 A로 연결하는 수가 남아서 끝내기로도 상당한 이득이다. 박영훈의 정교한 후반 마무리 솜씨가 돋보이는 장면이다.
이후 36까지 두 선수가 치열하게 패감 공방을 계속했다. (6 12 18 24 30 36 … △, 9 15 21 27 33 … 3, 32 … 19)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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