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SA, 브라질 대통령·각료 외에 전용기도 도청"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브라질 대통령과 각료는 물론 대통령 전용기도 도청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이날 공개한 자료를 통해 NSA가 지난 2011년부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일부 각료, 보좌관 등을 도청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는 대통령 전용기와 군 고위 인사, 외교관, 경제관료들도 도청 대상이 됐다고 말해 NSA의 감시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호세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지 나흘 만에 나온 것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서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브라질과 다른 우방에 대한 감시행위를 더는 하지 않는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확답을 들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브라질에 관한 비공개 정보가 필요하면 직접 나에게 전화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질을 '글로벌 파워'로, 호세프 대통령을 '믿을 수 있는 동반자'라고 치켜세우며 "호세프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는 더욱 새롭고 야심 찬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애초 2013년 10월 미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NSA가 자신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훔쳐보고,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네트워크를 지속 감시해온 사실이 드러나자 방문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의 새로운 폭로에도 호세프 대통령이 "NSA 파문에 따른 갈등은 극복됐다"고 선언한 이상 양국 관계가 또다시 갈등 국면으로 빠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브라질의 일부 국제문제 전문가는 NSA가 폭넓은 감시활동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이 브라질을 '글로벌 파워'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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