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상 단일 기업 최대 합의금
영국 석유회사 ‘BP’가 미국 최악의 환경참사로 기록된 2010년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건에 책임을 지고 187억달러(약 20조9,800억원)를 배상하기로 했다. 단일기업 배상액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CNN BBC 등 주요 외신은 2일 미국 법무부의 성명을 인용해 BP와 미국 연방정부, 멕시코만 5개 주정부(앨라배마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텍사스)가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건이 야기한 피해에 대해 187억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BP는 ▦수질오염방지법 위반으로 15년에 걸쳐 벌금 55억달러 ▦자연자원훼손 혐의로 15년에 걸쳐 미국 연방정부와 5개 주정부에 71억달러 ▦지역경제 타격을 포함한 다른 피해 배상을 위해 18년에 걸쳐 5개 주정부에 49억달러 ▦지자체 400곳 이상에서 제기한 피해 배상을 위해 10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BP는 또 미래에 확인될 자연자원훼손에 대비해 2억3,2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모두 사고 초기 복구 과정에서 투입했던 10억달러와는 별개로 배상한다. BP는 앞으로 15~18년에 걸쳐 벌금과 합의금을 나눠 낸다는 계획이다.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사고로 타격을 입은 멕시코만 경제와 어업은 물론 후세대에도 혜택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는 “주의 모든 경제와 환경 피해를 보상하는 기념비적인 해결”이라고 평가했다. 칼 헨릭 스밴베리 BP 회장은 “5년 전 멕시코만 경제와 환경을 복구하기로 약속했고, 이번 합의로 확실하게 비용과 보상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BP는 이번 합의와 별도로 기업과 개인들이 제기한 집단소송과 관련해 97억달러를 배상하기로 했다.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는 2010년 4월20일 원유시추시설 ‘딥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11명이 숨지고 1억7,000만갤런의 원유가 5개월 동안 바다에 유출돼 한반도 면적을 넘는 기름띠가 바다를 뒤덮었다. 멕시코만과 인접한 주에서 어업과 관광산업, 해양 생태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방제작업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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