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 냉난방·재건축 선수촌…
친환경 모범 도시로 각인될 듯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의 성격을 상징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친환경’과 ‘저비용’이다. 광주시는 2008년 유니버시아드 유치운동을 할 때부터 환경유니버시아드를 주창했고, 이것이 유치 성공에 상당한 영향을 발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제스포츠대회 최초로 도심 속 37년 된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해 선수촌(22개동 2,445가구)으로 조성했다는 게 광주시와 U대회 조직위원회의 자랑이다. 도심 재생이라는 부수효과까지 만들어낸 선수촌은 참가국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 등을 위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선수촌 내 선수들 거주 공간(20개동 2,185가구)과 부대시설 117곳이 신축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해 피부질환이나 두통 등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 시가 지난달 선수촌 아파트에 대한 실내 공기오염 측정조사를 한 결과, 포름알데하이드와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등 6개 오염 물질이 대부분 권고기준치의 절반 이하로 검출된 것이다. 시는 또 선수촌을 재건축 방식으로 지으면서 조성사업비 6,800억 원을 아끼기도 했다.
주경기장으로 쓰이는 광주월드컵경기장 등 69개 경기시설 가운데 4개만 신설하고 나머지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개ㆍ보수해 사용한 것도 저비용ㆍ고효율 정책의 결실이다. 특히 신설 경기장은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진 환경친화적인 경기장으로 조성됐다. 남부대 국제수영장의 경우 지열시스템을 통한 냉난방으로 녹색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광주여대체육관은 신재생에너지(지열ㆍ태양열)를 경기장 에너지 사용량의 26%정도까지 이용할 수 있게 지어졌고, 광주국제양궁장도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시는 온실가스 감축문제를 공유하기 위해 경기장에 온실가스 줄이기 조형물을 만들고 선수촌 식당과 등록센터, 세탁소에서 참가 선수단의 온실가스 줄이기 서약도 받고 있다. 선수촌 안에는 환자와 물품 수송을 위한 전동 카트 6대를 운행해 U대회의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또 도로에서 발생하는 먼지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진공흡입차 8대를 경기장 주변에 배치했다.
시 관계자는 “U대회를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한 마디로 ‘에코버시아드’라고 할 수 있다”며 “U대회는 광주가 세계적인 친환경 모범도시이자 온실가스 감축 실천 선도 도시임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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