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희돌이(1살·수컷)입니다. 올 2월 자동차 안에서 열 두마리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다 카라 활동가 언니 오빠들에 의해 구조되었어요. 엄마는 대리운전을 하면서 저희를 보살피려고 애썼지만 열 세마리가 좁은 차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은 힘들었어요. 기름 값이 없어서 난방도 제대로 하지 못해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차 안에서만 산 것이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러던 중 비좁은 차 안에서 열 세마리가 사는 것을 불쌍히 여긴 어떤 사람이 제보를 했고 카라는 엄마를 설득 끝에 아직 강아지인 네 마리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네 마리 가운데 세 마리는 모두 입양을 갔고 이제 저만 남았어요.
저는 6.7㎏로 크지도 아주 작지도 않습니다. 실내에서 살기 적당하다고 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다가오면 얼음처럼 변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 제법 꼬리도 흔들며 반기게 됐어요. 또 안면이 있는 분들을 졸졸 따라다니기도 하고 옆에 앉아 있기도 합니다. 활동가 언니 오빠들은 장족의 발전이라고 해요. 처음에는 주는 간식도 먹지 못할 정도로 소심했거든요. 이제는 안면이 있는 사람들은 괜찮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면 귀가 젖혀지고 몸이 움츠러들어요.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장난치고 같이 지내는 편은 아닙니다. 같이 구조된 다른 동생들에게 장난 치는 친구들은 경계했었습니다. 큰 형답게 동생들을 지키려고 하듯 듬직한 모습이라고 칭찬 받았어요.
그동안 차 안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저를 지켜봐 주고 보듬어줄 따뜻한 가족이 생긴다면 사람을 경계하고 움츠리기보단 애교쟁이로 변할 거에요.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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