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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서먹한 野 투톱, 비서실장 2인이 달랠까

입력
2015.07.0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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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비서실장인 박광온(왼쪽) 의원과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권은희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비서실장인 박광온(왼쪽) 의원과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권은희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서(Secretary)’는 비밀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나온 단어입니다. 고용주를 위해서는 그 어떠한 비밀도 지킨다는 의미인데요, 상대적으로 덜 빛날지라도 묵묵히 일하는 비서들은 때론 주인공보다 더 큰 역할을 해내 관심을 받기도 하죠.

최근 ‘깜짝 발탁’된 새정치민주연합의 두 비서실장들 역시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초선의 박광온 의원과 권은희 의원이 각각 당 대표 비서실장과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맡게 됐는데요. 당의 투 톱인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사무총장 인선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사이가 서먹하다 보니 당 안팎의 걱정이 많은 가운데 예사롭지 않은 인연(?)을 가진 두 사람의 호흡에 기대가 커진 겁니다.

많은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인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의원회관 이웃 사이라는 점입니다. 두 사람은 각각 의원회관 서쪽 날개에 위치한 532호(권은희)와 533호(박광온)를 쓰고 있습니다. 복도 하나를 보고 마주 보고 있다 보니 5층 웨스트윙에 비서실장의 ‘맥’이 흐르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을 정도입니다. 바로 옆 방(535호)을 쓰는 문병호 의원도도 안철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습니다. 사실 지상 10층 지하 5층 규모의 의원회관에서 532호와 533호는 구석에 있어 엘리베이터가 먼 데다가 햇볕도 잘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기피 받는 곳입니다. 보통 의원실 배정은 선수와 연령에 따라 우선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해 7ㆍ30 재보궐선거로 나란히 국회에 입성했고, 특정한 계파 없이 의원들과 두루두루 가깝다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때문에 두 비서실장은 평소 서로 동질감을 느낀다며 같은 시기에 의원 생활을 시작해 각별하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원내대표가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강행에 반대, 최고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며 시작된 당 대표-원내대표 투톱 갈등에 비서실장이 ‘따뜻한’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 이유입니다.

이제 갓 업무를 시작한 두 비서실장이지만 이전 비서실장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가 눈에 띕니다. 박 비서실장은 대표의 일정 수행 업무보다는 당 내 비주류와 당 밖을 향한 메시지 전달, 언론과의 스킨십 확대 등 문 대표의 단점을 만회할 수 있는 정무적 역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박 비서실장은 “문 대표가 처음 (비서실장을)맡아달라 할 때 수행보다는 소통이 중요하다 말했다”며 “(문 대표의)말이나 생각을 국민들께 잘 전달하는 동시에 당 내부의 소통 창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습니다.

권 비서실장은 비서실장의 본연의 임무의 더해 이 원내대표의 잦은 술자리로 일정 소화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금주를 채근하거나, 휴대폰 배터리만 20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끊이지 않는 이 원내대표의 통화를 중단시키는 등 ‘잔소리꾼’을 자처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권 비서실장은 “비서실장은 원래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의 심정으로 무슨 말을 들어도 못 들은 척, 무슨 일을 보아도 못 본 척하고, 또 무슨 말이건 함부로 하지 않는 자리”라면서도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되고 보니 당과 원내의 관계가 유기적이지 못한 면이 있더라. 둘 사이의 접점을 보다 넓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렇듯 남다른 인연을 가진 두 비서실장이 과연 엇박자 행보의 대표들과는 반대로 ‘찰떡호흡’으로 새정치연합의 화합을 물밑에서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의원들뿐만 아니라 보좌진들도 차츰 정보 공유 기회를 넓히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두 대표들뿐 아니라 두 비서실장들에게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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