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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대외 악재에 하반기도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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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대외 악재에 하반기도 '흐림'

입력
2015.07.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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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르노삼성 빼고 마이너스, 국산 모델 노후에 신흥국 경기 부진

중국 시장 공급과잉 우려에다 엔저에 산유국 경기 침체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상반기 수출 실적이 뒷걸음쳤다. 여기에 신흥국들의 경기 부진, 엔저 등 대형 악재가 장기화 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수출 전망도 불투명하다.

1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발표한 상반기 판매실적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전 업체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실적이 저조한 원인은 신흥시장 경기 불확실과 국산차의 모델 노후화 중 신흥시장 문제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쌍용자동차는 수출 대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무려 40.5% 줄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등의 수출 실적도 3.1~7.4%까지 후퇴했다. 닛산 로그를 위탁생산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만 수출량이 두 배 가량(193.9%) 늘었다.

지난달 수출량만 보면 기아차가 지난해 6월 대비 4.3%, 한국GM이 9.3% 늘어나는 등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착시효과일 뿐이다. 지난해의 경우 6ㆍ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고 지난해 평일이던 현충일이 올해는 일요일과 겹치는 등 지난달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3일이나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충분치 못하다. 게다가 현대차(-2.2%), 쌍용차(-41%)는 지난달 수출 성장률도 마이너스였다.

올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저유가가 장기화 되면서 산유국들이 경기 침체에 빠져들고 있고, 아베노믹스에 힘입은 엔저 효과는 변수가 없이 국산차들의 가격 경쟁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모델 노후화 문제는 하반기 신차 발표로 나아지겠지만 수출 청신호를 켜기엔 역부족이다.

여기에 중국 자동차 시장의 공급 과잉도 우려되고 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에 자동차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가가 연 12~15%로 맞춰져 있는데 올해 시장의 수요 증가폭은 7~8%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과잉 때문에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중국 정부가 생산시설 증설 허가를 통제하고 있어 공급과잉 문제가 장기화하지는 않겠지만 당장 일본차들의 저가 공세를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그나마 자동차 내수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게 자동차 업계에 희소식이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 4만5,410대를 팔아 전년 동기대비 36.6% 급성장했다. 이 성장세는 1월 출시 이후 국내외에서 3개월 연속 매달 5,000대 이상 팔리고 있는 티볼리가 이끌었다.

쏘렌토, 카니발, 모하비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해 K시리즈와 봉고트럭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기아차는 6월 한 달 만에 4만5,010대를 팔아 치우며 판매량이 지난해 6월보다 26.8% 급증했다. 채 연구원은 “하반기 내수시장 상황은 신차 효과로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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