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1만860명 전체의 49%
신규ㆍ경력 채용에서도 약진
내년 남성 공무원 추월할 듯
여성 공무원이 남성 공무원보다 많아지는 ‘여초(女超)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전체 공무원의 절반에 육박했음에도 고위직 등에서의 여성 비율은 여전히 낮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1일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인사통계에 따르면 중앙부처 국가직(66만4,051명) 중 여성 공무원 수가 지난해 31만860명(49%)을 기록했다. 절반에서 1%만 부족한 상황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50.1%로 남성 공무원을 추월하게 된다.
여성공무원 비율 매년 높아져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00년 35.6%에서 2005년 43.3%, 2010년 47.2%로 매년 높아졌다.
직종별로는 교육직이 69.3%(24만 8017명)로 여성 비율이 가장 많고, 일반직(32.9%, 5만 1,522명), 별정직(30.6%, 96명), 외무직(29.1%, 530명), 감사직(26.8%, 530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찰직(8.8%, 1만 139명), 소방직(5%, 18명), 정무직(6.7%, 8명) 등에선 여전히 여성 비율이 낮다.
승진과 경력채용에서도 여성 공무원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5급으로 승진한 여성의 비율은 2010년 10.9%(114명)에서 지난해 16.4%(218명)로 상승했고, 5급 경력채용으로 공직에 진출한 여성의 비율도 2010년 34.7%(96명)에서 2014년 43.0%(114명)로 8.3%포인트 높아졌다.
고위직 여성공무원 기근 여전
반면 여성의 고위직 진출 증가세는 여전히 더디다. 여성이 공무원의 절반을 차지하는데도 고위직에선 10명 중 1명 꼴에 불과하다.
통계에 따르면 관리직 여성공무원은 2010년 7.4%(593명)에서 지난해 11.0%(949명)로 늘어났다. 고위공무원단(1·2급)의 여성 비율은 2010년 3.4%(50명)에서 2012년 4.2%(66명)로 증가했고, 지난해는 4.5%(67명)으로 집계됐다. 소폭 증가하고 있지만 이제 막 두 자리를 넘어선 정도로, 여성 공무원의 공직 진출 증가 속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고위직에서 남성에게 밀리는 ‘유리 천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얘기다.
특히 경찰 조직의 경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총경이상 고위 간부(566명) 중 여성은 11명으로 1.9%에 불과하다. 여성(9.4%)이 다른 공무원 조직에 비해 적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여성 공무원이 늘어나면서 육아휴직 사용자도 2010년 1만 8,819명에서 지난해 3만3,197명으로 증가했지만 이에 대한 준비도 아직 부족한 상태다. 정부는 육아휴직제도 개선, 유아휴직에 따른 행정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체 인력 활성화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현장의 체감 정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김복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는 “양적으로는 여성 공무원이 늘어났지만 고위직으로의 진입 장벽이 아직도 높고, 출산과 휴직으로 인한 조직내 차별과 편견 등도 존재한다”면서 “장기적으로 고위직 공무원처럼 여성이 부족한 곳을 채우는 ‘여성관리자 채용 목표제’와 여성의 지위 향상을 보장해주는 ‘양성평등 정책’ 등 정부가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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