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이어
은행들 "대출 조건 더 완화할 것"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가계의 신용대출도 급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 탓에 수익성이 떨어진 은행들이 소액 신용대출 영업에 공을 들이고(공급), 가계 역시 빚을 더 늘리겠다(수요)는 입장이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출행태 조사에 따르면, 3분기 가계 일반(주로 신용대출) 대출태도지수는 9로 2010년 2분기(9)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대출태도지수가 0보다 높다는 건 그만큼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겠다는 은행이 많다는 뜻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려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해 대출취급 조건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답했다. 이 지수는 2013년 1분기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3~6을 유지하다 이번에 전 분기보다 6포인트 훌쩍 높아졌다.
가계 일반 대출수요지수는 지난해 1분기(13) 이후 7분기 만에 최고(13)를 기록했다. 1분기에 0까지 떨어졌던 해당 지수는 2분기 9에 이어 상승세다. 일부 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2%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빚에 대한 두려움이 줄면서 대출을 받겠다는 가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담보 대출수요지수는 28로 전 분기(31)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1분기(28)와 같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1분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11조6,000억원으로,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 역시 전 분기와 같은 수준(16)을 유지했다. 은행은 주택 관련 금융규제 완화를, 가계는 전세금 상승 및 주택 구입 증가 등을 대출 확대의 이유로 꼽았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 부담 경감, 안심전환대출 등 관련 정책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낮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16으로, 2012년 1분기(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은행들의 예측이다. 다만 대기업은 수출 부진 여파로 신용위험지수(9→13)는 높아지고, 대출태도지수(-6→-9)는 낮아졌다.
고찬유기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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