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목수, 오토바이 음주단속 불만 방송국에 방화
음주운전 단속에 불만을 품은 50대가 방송사 현관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방송사는 원자력발전소 등과 함께 가급 국가보안시설이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포항MBC현관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등)로 송모(55ㆍ포항시 남구 송도동)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55분쯤 포항MBC 건물 현관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다가 직원과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송씨가 불을 지른 뒤 또다시 불을 붙이려는 순간 마침 건물로 들어서던 직원들에 의해 제지됐고, 방송국 안에 근무 중이던 직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와 진화했다. 카페트 일부가 불에 탄 것 외에는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송씨가 방화하게 된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음주운전에 단속 당한 것이 억울하다며 하소연하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면허인 송씨는 지난달 27, 28일 이틀 연속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콜농도는 0.1%, 0.6%였다. 경찰에 체포된 송씨는 1일 오전까지 횡설수설할 정도였다.
송씨는 경찰조사에서 “50㏄ 소형 오토바이인데 음주단속에 걸려 너무 화가 나 언론에 호소하려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50㏄ 미만 소형오토바이도 반드시 면허증이 있어야 운전할 수 있으며, 지난 2012년부터는 사용신고 후 의무적으로 보험에도 가입해야한다.
경찰은 송씨를 대상으로 보강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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