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동남아서 판매량 늘고 점유율은 줄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동남아시아(SEA) 지역에서 부동의 판매량 1위를 거두고도 점유율 하락세는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태국, 미얀마,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 총 5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430만대)보다 28%나 늘고도 거꾸로 점유율은 떨어져 눈길을 끈다. 삼성의 올 1분기 점유율은 23%로 작년 1분기(29.8%)보다 7%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1분기 점유율이 작년 4분기(17.3%) 보다는 증가했지만 전통적으로 4분기는 삼성엔 비수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 분기 대비 오름폭은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게다가 삼성은 올 초 갤럭시A와 갤럭시E 등 보급형 모델을 잇따라 내놓으며 신흥시장에 공을 들인 바 있다.
IDC는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량과 점유율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건 중저가폰이 인기가 높은 동남아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하는 데다 이를 노린 저가폰 제조업체의 공세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니엘 팡 IDC 선임연구원은 “그 동안 이 지역에서 입지를 다진 삼성과 애플 같은 제조업체들은 앞으로 저가폰을 내세운 중국 제조업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6 열풍을 일으킨 애플 역시 이 지역에서만큼은 큰 힘을 쓰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180만대로 아이폰5S가 주력 모델이었던 작년 1분기에 비해 70만대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애플은 7.5%의 점유율로 2위를 지키기는 했지만 삼성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지는 못했다. 오히려 대만의 에이수스와 중국의 오포(OPPO), 화웨이에 2~3%포인트 차로 따라잡히는 신세가 됐다.
한편, 올 1분기 동남아 휴대전화 시장은 스마트폰 비중이 5분의 3까지 오른 데 이어 4세대(4G) 이동통신 단말기인 LTE 스마트폰 비중도 25%까지 치솟으며 신흥 시장의 면모를 강하게 드러났다. IDC는 올해 동남아에서 총 1억대의 스마트폰이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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