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렇게 타 들어가던 어린 벼 잎에 올망졸망 물방울이 맺혔다. 마른 하늘이 원망스럽던 인천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갈라진 흙더미에 지쳐 누웠던 ‘숨’들이 생명수 같은 빗물을 만나 수정구슬이 되어 보글거린다. 이른 아침, 촉촉히 빛나던 생명의 구슬들이 다시 한낮의 태양 아래 사라지는 걸 보니 찔끔 다녀간 장맛비가 야속하다. 농부의 심정으로 주문을 외어본다. “장대비야. 주룩주룩 쏟아져 다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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