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개최국 칠레가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선착했다.
칠레는 6월30일(한국시간) 산티아고 나시오날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나폴리)의 활약에 힘입어 10명이 싸운 페루를 2-1로 제압했다.
양국 축구팬들은 경기 전부터 살벌한 기싸움을 했다. 두 나라는 1879년 남미태평양전쟁 때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칠레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등에 업고 페루·볼리비아 연합군과 충돌했다. 두 나라의 앙금은 한 세기가 지나고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1979년 이후 처음으로 4강 이상 토너먼트에서 맞붙은 두 나라의 자존심 싸움은 역시 치열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칠레가 한 수 위였지만, 페루 선수들의 투혼이 경기를 접전으로 치닫게 했다.
초반 기선은 페루가 제압했다. 페루는 전반 9분 헤페르손 파르판(샬케)와 전반 17분 카를로스 로바톤(스포르팅 크리스탈)의 슈팅이 골대 왼쪽을 빗맞았다. 하지만 페루 수비수 카를로스 삼브라노(프랑크푸르트)가 퇴장 당하면서 승부의 추는 기울기 시작했다. 전반 20분 삼브라노는 앞에 있던 찰스 아랑기스(레버쿠젠)의 등을 발로 걷어차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11명 대 10명의 수적 우위는 결국 스코어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전반 42분 칠레 간판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가 올린 크로스는 결과적으로 바르가스에게 연결하는 도움이 됐다. 산체스의 크로스는 골대 오른쪽을 맞고 튕겨져 나왔고 문전에 있던 바르가스는 이를 선제골로 연결했다.
후반 페루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페루는 칠레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내면서 역습에 주력했다. 페루는 후반 15분 칠레의 자책골을 유도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칠레 수비수 가리 메델(인터밀란)이 루이스 아드빈쿨라(비토리아 세투발)의 크로스를 걷어내려다 자책골을 넣었다.
그러나 칠레는 주눅 들지 않고 공격의 강도를 높여갔다. 메델의 자책골이 나온지 불과 4분 만에 결승골을 뽑아냈다. 후반 19분 바르가스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기습적인 슈팅으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바르가스의 중거리슛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문 구석을 향하는 공에 페루 골키퍼도 몸을 날렸지만, 결국 막지는 못했다.
1987년 이후 28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 오른 칠레는 1일 열리는 아르헨티나-파라과이의 4강전 승자와 5일 오전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사진=에두아르도 바르가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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