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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의 혁신은 패션이다

입력
2015.06.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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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애플의 첫번째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가 긴 기다림 끝에 한국 시장 데뷔를 알렸다. 당장에 흥행성적을 논하긴 성급하지만, 출시 당일 풍경만 보자면 엄청난 반응이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하루종일 애플워치가 떠나지 않았으며, SNS엔 애플워치 구매 인증 사진이 나부꼈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벌어지는 '줄서기' 광경도 빠지지 않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프리스비 명동점이나 분더샵 청담 매장 앞엔 전날 밤부터 찾아와 우산을 들고 줄을 선 사람들이 진풍경을 이뤘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애플워치를 사기 위해 직접 줄서기에 합류한 사실도 화제를 낳았다. 국내에 다른 스마트워치는 물론, 인기 스마트폰이 출시될때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한국 출시가 늦어진대다가 아직은 스마트워치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으며, 애플워치 역시 기능적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국내 언론의 평가와는 상반되는 반응이다. 사실 기존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시한 스마트워치라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기능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스마트폰과 연동되지 않더라도 독립적으로 통신 기능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으며, LTE까지 지원하는 모델도 있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마음을 움직인건 애플워치였다.

애플워치의 선전을 단순히 기능과 성능의 문제로 바라봐선 안된다는 얘기다. 일단 이 제품은 여느 스마트워치보다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출시 당일 매장에서 제품을 시착해본 구매자들은 "실물이 훨씬 예쁘고, 섬세하다"고 입을 모았다. IT기기가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여태까지의 애플 제품과는 다른 시야에서 마케팅이 진행됐음은 물론이다. 전세계 주요 도시의 유명 백화점에 애플워치 스토어를 입점했으며, 한국에서도 명품 브랜드 편집샵인 분더샵 청담에 자리를 마련했다. 맥북이나 아이패드를 구입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핸드백이나 의류, 패션 액세서리를 구입하기 위해 오는 곳이다. 구매층이 다르고 구매 목적이 다른 패션 매장에 둥지를 틈으로써, 애플워치가 전자제품을 넘어 패션 액세서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결과는 제법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샀을 때와는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애플워치의 다양한 밴드 중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을 고르고, 고급 액세서리를 샀을 때와 같은 만족감을 느낀다. 애플워치의 기능적인 쓸모와 소프트웨어는 그 다음의 문제다. 여느 시계가 그렇듯이 말이다. 사람들은 정말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시계를 사는 게 아니니까. 최고 2,200만원에 호가하는 애플워치 에디션의 존재감도 남다르다. 이 고가 라인의 존재는 에디션 모델을 사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애플워치의 '럭셔리 시장 입성'을 뒷받침해준다. 컴퓨터를 만들던 회사가 패션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 도전했다. 진짜 혁신은 아이폰과 연동해 이루어지는 몇몇 편리한 기능이 아니라, 애플워치가 사람들의 취향을 자극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하경화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웹진 기어박스(www.gearbax.com)에서 모바일 분야 최신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 web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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