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
퍼팅 난조에도 샷으로 승부수
"16번홀 이글 인생 최고의 스윙"
“퍼팅이 받쳐주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다행히 샷감이 좋았다. 샷만으로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경기였다.”
최나연(28ㆍSK텔레콤)이 29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ㆍ6,347야드)에서 열린 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린 후 밝힌 소감이다.
실제 최나연은 이날 퍼트 수 33개를 기록할 정도로 퍼팅감이 좋지 않았다. 최나연은 “퍼팅이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샷과 스윙에 집중했고 16번 홀을 지난 뒤에는 좋은 샷 감을 유지했다. 16번 홀 세컨드 샷 할 때 임팩트 후 느낌이 좋았다. 공이 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진 못 했지만 갤러리들의 환호성을 듣고 이글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2라운드에서도 이글을 잡고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최나연이 극적인 이글 샷으로 시즌 2승째이자 통산 9승째를 신고했다. 16번홀(파4)에서 샷이글, 17번홀(파3)에서도 홀인원과 다름없는 탭인 버디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두 차례 샷 모두 8번 아이언이었다.
최나연은 우승 직후 “나이가 들면서 비거리가 변하게 마련인데 내 경우 8번 아이언 거리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40∼145야드가 남으면 항상 8번 아이언을 잡는다”는 최나연은 “8번 아이언은 거리가 일정하기 때문에 이 클럽으로 가장 연습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최나연은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198타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최나연의 우승은 지난 2월 코츠 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이다. 그는 김세영(롯데), 리디아 고(캘러웨이), 박인비(KB금융그룹)에 이어 시즌 네 번째로 멀티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2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지만 출발은 불안했다. 전반 6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최나연은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으나 13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적어냈다. 그러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1타 뒤진 채 맞은 16번홀(파4)에서 142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이글을 만들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최나연은 17번홀에서 버디를 따내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2타 차로 정상에 선 최나연은 “두 홀 연속 8번 아이언으로 샷을 했다. 내 생애 가장 환상적인 8번 아이언샷이었다”고 기뻐했다.
최나연은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4,000만 원)를 손에 넣으며 통산 상금도 1,023만6,907달러로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LPGA에서 역대 10번째에 해당한다.
이번 우승으로 최나연의 세계랭킹은 20위에서 13위로 크게 도약하게 된다. 현재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자격은 박인비(세계랭킹 1위), 김효주(4위), 유소연(7위), 김세영(10위)만이 갖고 있다. 최나연이 향후 랭킹을 끌어올릴 경우 국내 선수 4명 안에 포함돼 내년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그는 대회 2라운드 후 공식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은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캐디와 호흡을 맞춘 것도 도움이 됐다. 최나연은“북아일랜드 출신의 셰인 코머다. 이번 대회에서는 캐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내 자신의 판단과 결정으로 플레이를 했던 것이 자신감을 더욱 높여줬다. 새로운 캐디가 나를 잘 믿어준 것이 내 자신감을 키우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미야자토 미카(일본)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00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루이스와,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아자하라 무뇨스(스페인)가 12언더파 201타로 공동 3위에 자리했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와 폴라 크리머(미국), 이민지는 11언더파 202타로 공동 6위, 양희영은 10언더파 203타로 공동 9위에 올랐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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