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제권이 실시하고 있는 초저금리 정책이 더 장기화되면 금융 안정성을 해치고 경제성장에 되레 좋지 않은 결과를 줄 수 있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강력한 경고가 나왔다.
BIS는 28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를 통해 “역사상 유례없는 저금리가 장기간 계속되면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시장 유동성에도 악영향을 준다”면서 “금리가 낮으면 또 다른 경기침체가 왔을 때 정책결정자들이 쓸 수단도 제한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통화경제국장은 현재 세계 경제의 특징을 ▦지나치게 많은 빚 ▦매우 낮은 성장률 ▦너무 낮은 금리로 요약했다. 선진국에서 이미 초저금리 체제는 일상화한지 오래다. 2007년 5.25%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이듬해 사실상 제로금리로 떨어져, 수 차례 양적완화(QE)를 거치고 여전히 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가 현재 0.05%이고, 일본 역시 20년째 0%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BIS는 이렇게 빚으로 버티는 초저금리 체제가 오래 갈 수 없다고 내다봤다. BIS는 “지금의 비정상적 상황(저금리)이 더 간다면 격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며 “고무줄을 오래 잡아당길수록 놓았을 때 격렬한 반동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원리”라 경고했다. 경기를 살리려 금리를 낮췄지만 정작 저금리가 경제회복을 더디게 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저금리 하에 조성된 자본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해 의도한 만큼 성장을 촉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BIS는 “구조개혁이 인기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률을 높여 준다”며 “어떤 형태의 경기침체라 해도 구조개혁을 하면 재빨리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BIS는 국제금융 안정을 위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관계를 조율하는 곳으로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린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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