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자동차보험은 보험료가 일반적으로 오프라인에 비해 10~15% 저렴하다. 설계사에게 돌아갈 수수료를 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악화로 합리적 소비 문화가 자리매김하면서 같은 이유로 온라인 암보험이 관심 대상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가입 시보다 가격이 저렴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14개 생명보험사의 45개 암보험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40개 상품이 대면(설계사를 통한 가입)ㆍ비(非)대면(온라인, 홈쇼핑 등) 채널 판매 가격에 차이가 없었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입 시 가격 차이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번 조사 대상 가운데 40개 상품의 경우 대면-비대면 가입 채널 차이와 상관없이 보험료, 만기환급금, 보험료지수가 같았다. 특히 보험료지수가 같다는 것은 보험사가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에 필요한 사업비를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업비에는 설계사 수당ㆍ판매촉진비ㆍ점포운영비ㆍ직원급여ㆍ수금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온라인 보험은 설계사 수당, 점포 운영비 등이 거의 들지 않는데도 설계사를 통해 계약하는 상품과 똑같은 사업비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에게 돌아 가야 할 가격 혜택은 그만큼 줄어든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온라인 가입자는 보험료 납부나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설계사의 행정적 지원 등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데도 같은 보험료를 내고 있다"며 "그럼에도 막연히 비대면 채널 상품의 보험료가 저렴할 것으로 생각하고 계약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꼼꼼히 비교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보험요율 자율화 정책에 따라 사업비 부과를 금융사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한다면 적극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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