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완(가운데)과 꼭 다시 만나자고 얘기했던 히네브라 팀 동료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필리핀에서의 일정이 끝났다. 지난 26일 플레이오프 8강전에서 알래스카 팀에 108-114로 지면서 우리 팀 히네브라의 도전은 멈췄다.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한 달 동안 히네브라에 있으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매우 잘해줘 고마웠고, 팬들 역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줘 감사했다. 이렇게 새로운 무대에서 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 인천 전자랜드에도 감사하다.
필리핀 리그를 뛰며 공격적인 부분에서 자신감을 많이 얻고 가는 것 같다. 한국에서와 달리 내가 외국인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을 했다. 수비 쪽에서는 거친 몸 싸움을 하다 보니 전보다 힘으로 부딪치는 것에 적응을 할 수 있었다. 필리핀에서의 경험을 잘 간직하면 다가오는 프로농구 정규시즌 때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무릎 상태가 안 좋아 병원 진단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경기를 마치고 다음날 바로 출국을 했다. 따로 인사 자리를 갖지 못하고 경기 후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작별을 했다. 모두들 "그 동안 고마웠고, 한국에 가서 2015-2016시즌의 행운을 빈다. 우리 꼭 다시 만나자"는 말을 했다.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쉬움도 컸다.
숙소에 돌아가 짐을 정리하고 27일 귀국했다. 4월 말 미국 시애틀로 농구 연수를 떠난 뒤 거의 두 달 만에 밟은 한국 땅이다. 한국에 오자마자 일단 전자랜드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유도훈 감독님과 코치님들만 나를 환영해줬다. 다른 형들은 팬 투어 일정으로 푸켓에 가거나 외출 중이라 만날 수 없었다.
요즘 메르스 영향 때문에 선수단 외박이 없어 숙소에서 자고 이튿날 그립고 그리웠던 집으로 향했다. 오랜 만에 가니 어머니가 입이 쩍 벌어질 만한 진수성찬을 차려주셨다. 점심에 차돌된장찌개에 제육볶음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역시 집밥이 최고다. 점심을 먹고 나자 어머니는 바로 저녁 준비에 들어갔다. 예고된 메뉴는 묵은지 등갈비찜. 오늘 하루는 마음 먹고 '먹방'을 찍는 셈 쳤다.(ㅎㅎ)
◇필리핀 다이어리를 사랑해주신 독자들에게
일곱 번째 일기로 마무리를 하게 됐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 많은 얘기를 들려드렸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그 동안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이제 잠깐의 외도(?)를 마치고 다시 전자랜드 선수로 여러분들을 찾아 뵙겠습니다. '미러클' 전자랜드 잊지 않고 있으시죠? 다가오는 시즌에도 전자랜드의 기적은 계속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릴게요.(^^)
/김지완(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선수)
◇변영재 전자랜드 국제업무팀장이 전하는 필리핀 농구
히네브라 팀의 팬심은 정말 대단하다. 팀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며 승패를 떠나 선수들을 진심으로 아낀다. 어느 곳을 가든 지완이를 알아보면 사진을 찍자고 한다. 농구에 대한 필리핀인들의 사랑은 물론 히네브라라는 최고의 명문 팀에서 팬들 또한 명문의 문화를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현지 체육관은 NBA 농구 경기장을 연상케 했다. 규모에서부터 시설까지 매우 공을 들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팀의 지원 부분은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다. 숙소생활이 아닌 출퇴근 개념이기는 하지만 훈련 시 물 지원부터 식사까지 넉넉지 않은 것이 확연히 느껴졌다. 아주 기본적인 지원이 전부다. 유니폼, 훈련복, 경기 당일 음료와 수건 정도? 그 외적인 지원은 모두 개인이 충당한다. 우리 선수들은 정말 행복한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정리=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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