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 박병호(29)가 '홈런왕 본색'을 드러냈다. 홈런왕 레이스도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최근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올해도 유력한 홈런왕 후보다. 힘과 기술 모두 최고로 평가 받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바깥쪽 공을 쳐서 홈런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박병호가 대단한 타자다. 올해도 분명 홈런왕을 할 수 있다"며 기대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시작은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52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놀라운 페이스를 선보였던 박병호는 올해 48경기 만에 10호 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가 오버 페이스였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미 "홈런 숫자나 순위는 머리에서 지웠다"고 말하는 그는 묵묵히 자신의 야구를 해나갈 뿐이다.
그렇게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박병호는 28일 부산 롯데전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4-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은 그는 상대 선발 이상화의 3구째 시속 137km짜리 투심을 받아 쳤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아치를 그리며 날아간 타구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 떨어졌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이자 올 시즌 24호포다.
마침내 홈런 공동 선두까지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24개 홈런을 기록해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던 롯데 강민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뒤로 갈수록 박병호의 진가가 나온다. 박병호는 4월까지 25경기에서 6홈런을 때려냈고 5월에는 27경기에서 9홈런을 뽑아냈다. 6월에는 21경기에서 9개의 대포를 터트렸다. 올 시즌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할 만큼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박병호가 지금의 모습을 유지해준다면 사상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도 불가능은 아니다.
홈런 3위 나바로(삼성)와 4위 테임즈(NC)가 각각 23개와 22개로 뒤쫓고 있지만 시즌 초반에 페이스가 한풀 꺾였다. 나바로는 4월까지만 11개의 대포를 터트렸지만 5월 6홈런, 6월 6홈런에 그치고 있다. 테임즈는 4월과 5월 각각 9개씩의 홈런을 친 뒤 6월 들어서는 4홈런만 기록 중이다.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 공동 선두 등극 속에 7-1로 2연승을 달렸다. 박병호는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고, 윤석민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넥센 선발 한현희는 6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7승(4패)째를 올렸다.
광주에서는 KIA가 선발 조쉬 스틴슨의 8이닝 1실점 호투로 두산을 2-1로 이겨 3연패에서 탈출했다. LG는 잠실 안방에서 NC를 4-1로 꺾고 천적 관계를 이어갔다. 이날 승리로 NC와의 상대 전적은 8승1무2패다. 대구에서는 막내 kt가 삼성을 8-3으로 따돌리고 6패 뒤 삼성전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인천 경기는 한화의 6-3 승리. 한화 캡틴 김태균이 4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