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10대 여성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던 남성 2명이 같은 항소심 재판부에서 희비가 갈렸다. 범죄를 인정한 목사는 집행유예로 감형됐지만, 반성하지 않은 태껸관장에겐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이민걸)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43) 목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교회 담임목사인 A씨는 2013년 6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교회 사무실과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 등에서 예배를 보러 온 초등학교 여학생 신도의 볼과 입술에 강제로 입을 맞추고 가슴을 만지는 등 세 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종교인으로서 일반인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과 준법의식이 요구됨에도 자신을 신뢰하는 나이 어린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아 강제추행해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원심에서 합의해 피해자 측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10대 여자 수련생을 수 차례 성추행한 태껸관장 임모(55)씨에겐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4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도 유지했다. 임씨는 2011년 10월부터 2013년 초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도 용인의 택견전수관 사무실 등에서 초등학교 여학생 수련생의 도복을 벗기고 신체 일부를 만져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나이 어린 여자 수련생을 추행, 성장기에 있던 피해자에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고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피해자와 그 가족이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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