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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불똥 튄 제주 "죽어지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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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불똥 튄 제주 "죽어지쿠다"

입력
2015.06.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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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수천명 방문 中 요우커

지난주부터 300명 수준으로 뚝

"장사 안 된다" 지역경제 위축 우려

“여름 특수요? 그런 기대 접었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8시쯤 제주시 연동 바오젠(保健) 거리의 한 화장품 매장. 항상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들로 붐비는 곳이었지만 이날은 손님이 뜸했다. 여름 장사가 어떠냐는 질문에 종업원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이달 초부터 요우커들의 발길이 줄어들더니 최근엔 아예 뚝 끊겼다”며 “장사가 안 되도 너무 안 된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 매장에 30분 넘게 머물렀지만 매장을 찾은 손님은 없었다.

비슷한 시각, 요우커들이 많이 찾는다는 한 고깃집도 썰렁했다. 식당 주인은 “장사가 너무 안돼 종업원이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메르스 여파가 7, 8월까지는 간다는 말도 돌던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섬 도시’ 제주가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메르스 불똥이 튀면서 제주 지역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 일각에선 제주 경제의 취약성을 빗댈 때 쓰는, “육지에서 기침하면 제주는 독감 걸린다”는 말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메르스의 직격탄은 맞은 것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3만 7,36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만 4,234명에 비해 46% 줄었다. 한 달 남짓 사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메르스 사태 이전인 5월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방문했지만, 지난주부터는 1일 방문객이 1,000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25일에는 고작 제주를 방문한 요우커는 318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하면 90% 정도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중국과 제주를 잇는 항공노선도 운항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외 항공사들이 6월과 7월 당초 계획했다가 운항을 취소한 중국~제주간 국제선 항공편은 1,500회(왕복 기준)에 이르고 있다. 또 제주를 경유하는 대형 크루즈 선박들의 운항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2일 마라너 오브 더 씨즈호(13만8,278톤)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6척의 크루즈 선박이 제주방문을 취소했다.

요우커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관광업계와 지역 상권도 흔들리고 있다. 단체 여행객을 위주로 운영하는 전세버스 가동률은 최근 5% 수준에 머물고 있고, 대형호텔과 펜션 등 숙박업소의 예약률도 35~60%에 그치면서 빈방이 늘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자주 찾던 제주동문시장, 제주중앙지하상가 등 지역상권과 대형 음식점들도 고객들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메르스 여파가 제주관광의 최대 성수기인 7, 8월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중심으로 대규모 예약 취소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7ㆍ8월 제주여행 상품에 대한 예약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단 1명의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인 제주까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무엇보다 우려했던 여름철 성수기까지 메르스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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