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출근하는 나를 아내가 불러세웠다. 지인의 친구가 위암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복강경으로 해야 하는지 아니면 로봇이 좋을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위암은 조기위암과 진행위암으로 구분한다. 조기위암이란 림프절 전이와 관계없이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국한된 경우를 말하며, 근육층 이상을 침범한 암은 진행암이다
내시경 치료는 위암환자 중 일부에서 시행되는데, 적용대상이 되는 절대적응증은 점막에 국한된 분화암, 장경 2 cm 이하의 암, 궤양이나 궤양반흔(흉터)이 없는 암, 암세포의 림프관 침범이 없는 암 등의 모든 조건에 충족되는 경우로 한정된다. 그러나 적응 대상이 되어 시술한 경우라도 완전절제가 안 되는 경우가 3~10%, 합병증으로 천공이 약 7%, 출혈이 3.5~15.6%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시술 후 암세포의 점막하층 침범이나 림프관 침범은 시술 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시술 후 병리검사에서 침윤이 확인되면 수술 등 추가 치료를 필요로 한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기구 삽입을 위한 작은 절개창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표준수술에 비해 수술 후 통증 감소, 창상 축소 등 장점이 있는 반면 개복수술에 비해 시야 확보나 수술 범위의 한계가 있고, 외과의사가 장기를 직접 손으로 촉진할 수 없는 단점이 있어 수술적 제한이 있다. 그러나 개복 수술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치료 성적이 보고되고 있고, 조기위암에서 제한적 비침습법으로 복강경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진행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의 적용은 대부분 후향적 연구에서 개복 수술에 비해 나쁘지 않은 결과가 보고되었으나 아직 전향적 연구의 근거가 부족해 선택된 환자군에서만 시행 될 수 있다.
위암 치료의 표준 수술법은 개복을 통해 복강 내 장기 전체의 상태를 외과의사의 눈과 손을 통해 점검하고, 수술의 범위가 결정되면 원발 병소의 완전 절제와, 위 주위의 광범위한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한 후, 위장관 재건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복 수술은 조기위암 및 진행위암에서 표준으로 시행되고 있고, 원발 병소가 주위 장기를 침윤한 경우 근치절제를 위해 원발 병소와 침윤장기의 합병절제를 시행하며, 근치절제가 불가능한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 출혈, 협착 등의 개선을 위해 원발 병소만을 절제하는 고식적 수술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로봇수술은 콘솔이라는 장치에 외과의사가 앉아 장치를 손으로 움직이면 로봇에 장착된 복강경 장비가 움직이는 원리로, 복강경 수술의 한 형태로 이해하면 된다. 로봇 수술의 연구 결과를 보면, 복강경에 비해 사망률ㆍ합병증 발생률에 차이는 없고, 수술 후 재원 기간이 약간 감소한 결과를 보이나, 치료 성과는 평가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이며 비용은 복강경 수술에 비해 많이 소요된다.
위암 수술 방법의 적용은 환자 상태를 잘 파악하고 그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 치료에서 변할 수 없는 원칙은 처음 선택되는 치료가 최선이자 최적의 치료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내시경 치료를 해서 상황이 나쁘면 복강경 수술을 한다는 식의 차선책을 미리 염두에 두고 치료 방법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만일 환자의 검사 결과가 내시경 시술이 적응증에 맞지 않거나 시술 부위가 내시경으로 무리일 수 있다면 처음부터 복강경이나 개복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용일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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