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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신재생에너지 투자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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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신재생에너지 투자 2배로

입력
2015.06.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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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획기적으로 막기 위해 배터리·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등

5년간 20억달러까지 투자 늘릴 것, 핵연료 재사용 사업이 가장 유망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25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신화 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25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신화 연합뉴스

올 3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갑부이자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가 혁신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술 투자에 이전보다 두 배 많은 20억달러(약 2조2,35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6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배터리와 차세대 원자력 및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의 회사 수십 개에 이미 1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향후 5년간 20억달러까지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후변화를 획기적으로 막기 위한 시도다. 게이츠는 현재 기술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단순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그칠 뿐이라며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오로지 엄청난 혁신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그런 혁신은 기후변화의 추세 곡선을 확실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또 신재생에너지 연구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비용 투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기술로는 신재생에너지가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할 배터리, 특히 흐린 곳이나 햇빛, 바람이 없는 곳에서 오랜 기간 사용할 배터리 저장소가 마련되지 않는 등 신재생에너지의 현실화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현재 신재생에너지 생산 업체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의무 구입 쿼터에만 안주해, 위험을 감수하거나 기존 에너지와 경쟁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자극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게이츠는 “불확실성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에 정부가 지금보다 3배에 달하는 보조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1,000억달러에 이르는 정부 보조금 중 올해 신재생에너지 R&D에 투입되는 금액은 60억달러 뿐”이라고 말했다.

가장 유망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게이츠는 ‘핵연료 재사용’을 꼽았다. 그가 이미 수백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미국의 테라파워는 기존 원자로에서 사용하는 농축 우라늄이 아닌 공장 폐기물인 열화 우라늄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이 방식은 이론상 수십년간 급유 없이도 더 안전하고 저렴하게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기존 원자로의 대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가 꼽은 또 다른 유망주자는 태양광 화학(solar chemicalㆍ태양광을 화학적으로 변화시켜 동력을 만드는 기술) 전력이다. 게이츠는 나뭇잎의 화학 공정을 기반으로 인공 광합성을 개발중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네이트 루이스 교수의 연구를 언급했다. 그는 “태양 화학 물질로 기존 배터리 보다 10배 이상의 에너지를 가진 액화 탄화수소를 만들어 자동차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6,000m 이상의 고도에서 안정적인 제트기류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풍력 발전도 게이츠가 꼽은 유망 신재생에너지다.

빌 게이츠는 인공지능 등 컴퓨터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력 대체 현상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최근 전세계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우버가 택시 기사들의 지위를 위협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게이츠는 “진짜 심각한 기술변화는 무인 자동차다, 우버는 단순히 노동력의 형태를 보다 유연하게 했을 뿐이다, 심오한 혁명은 컴퓨터를 기반한 기능이 인간의 지능을 대체할 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노동시장이 컴퓨터로 급격히 대체되는 상황에서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직종은 고교 이하 교육 직종이라며 “교육수준이 낮은 인력의 일자리는 대부분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 직업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시장에서는 취급되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의, 교육 분야 등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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