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감염자인 154번 환자 "죄송하다" 얼굴 가리고 퇴원
대구 첫 메르스 감염자인 154번 환자 A(52)씨가 4차례 연속 음성으로 완치판정을 받고 26일 오전 10시 경북대병원에서 퇴원했다.
경북대병원 응급실 앞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구급차에 올랐다. 구급차에 탄 그는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 김신우 감염내과 교수와 짤막하게 대화를 나눈 뒤 집으로 향했다. A씨는 “죄송하다. 빨리 치료를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고 두 사람은 전했다.
김 교수는 “A씨는 더 이상 메르스 치료가 필요 없는 완치 상태로, 별도의 진료나 추적관리도 필요 없다”며 “다만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적응장애를 보이고 있으며, 전날 정신과 면담을 했고 추후에도 상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앞으로 자택에서 쉬고, 당분간 근무하고 있는 구청 주민센터로 출근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A씨는 지난 10일 함께 병원을 찾은 친누나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자신이 근무 중인 주민센터나 보건소에 연락하지 않고 식당, 목욕탕, 야유회 등의 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대구 지역에 메르스 공포를 몰고 왔다.
미열로 병원 이송된 60대 女 "검사 안 받아" 소동 끝 귀가
미열과 근육통 등의 증세로 대구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된 60대 여성이 격리병상 입원은 물론 메르스 검사도 받을 수 없다고 버티는 소동 끝에 결국 귀가 조치됐다.
26일 대구시와 경북대병원 등에 따르면 B(63ㆍ여)씨는 25일 낮 12시16분쯤 “어머니가 어제(24일)부터 열이 나고 가래가 나온다. 메르스 검사를 했으면 한다”는 보호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영남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B씨는 지난달 하순 유방암 치료 등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10일 가량 입원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대구의료원을 거쳐 오후 4시쯤 경북대병원 선별진료소로 이송됐다.
경북대병원 도착 직후 측정한 체온은 37.3도였다. 하지만 B씨는 “내가 왜 음압병상에 입원해야 하느냐. 기분 나쁘다. 건드리면 가만 안 있겠다. 메르스 의심환자라고 거론되는 것조차 싫다. 잠복기 다 지났다”며 검사를 거부했다. 그는 13일까지 자가격리, 20일까지 능동감시대상자로 분류됐다가 완전 해제된 상태였다.
이렇게 4시간 가까이 실랑이를 벌이던 의료진은 다시 체온을 잰 결과 37도 아래로 내려가자 메르스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귀가시켰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혹시나 해서 검사와 격리를 하려 했으나 환자 본인의 거부로 강제하기 어려웠다”며 “증세가 계속되면 다시 진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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