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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는 선배에게 맡겨라… 넥센 일취월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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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는 선배에게 맡겨라… 넥센 일취월장의 비밀

입력
2015.06.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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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 지켜주는 '희생 야구'

한현희·조상우·김하성…

신인 선수들 매년 놀라운 성장

한현희
한현희

넥센이 최근 ‘신 화수분 야구’의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매년 업그레이드 된 기량을 선보이는 한편 새로운 얼굴들이 끊임없이 등장해 팀을 더 탄탄하게 만든다. 2013년 데뷔 2년차였던 한현희가 생애 첫 홀드왕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는 조상우가 묵직한 직구를 무기로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떠올랐다. 올해는 유격수 김하성이 일찌감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만큼 놀라운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매년 이렇게 깜짝 스타들을 매출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선수와 함께 팀을 성장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숨어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혼자 크는 선수는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염 감독은 “선수 한 명을 키우더라도 혼자서는 못 키우고 또 혼자 못 큰다”고 강조했다. 한현희나 조상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그들이 프로 무대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주변의 희생이 있었다. 염 감독은 “한현희가 위기를 만들어도 손승락이 올라와서 다 막아줬다. 어린 선수는 자기가 만든 위기에서 난타당하면 좌절을 하게 된다. 하지만 승락이가 깔끔하게 뒤에서 해결을 해주니 현희는 더 자신감을 얻으면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상우
조상우

조상우 역시 비슷하다. 조상우가 2년차 신인으로 1군 무대에 막 발을 내딛었던 2014년에는 이미 자리를 잡은 한현희가 조상우 도우미로 나섰다. 염 감독은 “조상우를 키울 땐 한현희와 승락이가 뒤에서 커버를 해줬다. 그러면서 성장을 했다”며 “지금 필승조로 키우는 김영민에게 조상우와 손승락에게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위기에선 상우를 내고 상황이 조금 편해지면 그 뒤에 영민이를 낸다. 그러다 또 주자가 출루하면 승락이가 나와서 처리를 해준다. 그렇게 경험을 하면서 자리를 잡는 거다”고 말했다.

김하성
김하성

야수 역시 마찬가지다. 염 감독은 “야수를 한 명 키우려고 하면 나머지 8명의 역할이 잘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리그 톱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김민성과 서건창의 성장에도 희생이 숨어있다. 염 감독은 “윤석민이 있어서 서건창과 김민성이 더 좋은 선수로 자랄 수 있었다. 3년 전만 해도 세 명은 비슷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윤석민이 내야 백업 요원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주전 서건창과 김민성이 휴식을 적절히 취하면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김민성과 서건창도 절대 혼자 큰 게 아니다”고 말했다. 내야수 윤석민이 2013 시즌 뒤 넥센에 합류하면서 넥센은 지난해 내야 라인업을 더 여유 있게 꾸릴 수 있었다.

희생이 있었던 만큼 팀도 더 성장했다. 넥센의 내야는 이제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염 감독은 “석민이가 처음에 우리 팀에 왔을 때 ‘희생해라’고 했다. 그 대신 한 시즌에 100경기 출장과 풀타임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올해는 이제 석민이도 주전을 잡았고, 내년부턴 확실한 자기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팀의 도움으로 선수는 성장하고, 부쩍 자란 선수가 팀을 더 키운다. 여전히 진행중인 넥센의 화수분 야구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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